개학 하고 나면 2학기를 이끌 새로운 임원을 뽑아야 합니다. 그런데 2학기 임원선거는 1학기와는 달리 선생님이 관심을 더 세심하게 기울이지 않으면 자칫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어요. 임원선거에 나서기를 꺼리거나 선거를 장난스럽게 여기는 문화가 만들어져 인기투표가 되어버리기도 해요.
또 학급에서 문제를 자주 일으키는 학생이 임원이 되는 바람에 한 학기 동안 선생님이 학급 경영에 애를먹기도 하지요. 그럼 2학기 학급 임원 선거를 알차게 진행하여 화목하고 질서 있는 교실을 만들어 볼까요?
① 임원 후보 사전 등록하기
학급 임원선거는 보통 교육과정 상에 창의적 체험활동 중 자율 활동 영역에 1시간을 편성해 놓습니다.
한 시간 동안 입후보할 학생들을 추천하고 후보자들의 연설문을 들은 후, 투표하고 개표하여 당선 인사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유권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후보자들을 관찰하고 선택을 고민할 기회는 불과 몇 분밖에 주어지지 않는 셈이에요. 학생들이 선거에 진지하게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후보 등록과 선거일 사이에 적어도 1~2일 이상의 시일을 두는 것이 좋습니다.
② 선거 도우미 선발하기
학생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선거의 진행도 학생들에게 맡겨보면 어떨까요? 선거 도우미를 2~3명 정도 선발하여 우리나라의 각종 선거를 주관하는 선거관리위원회 역할을 맡는 거예요. 선거 도우미는 입후보 신청을 받고, 선거운동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는지 관리 감독합니다.
후보자가 자기소개와 공약이 담긴 벽보를 만든다면 선거도우미가 교실 벽에 벽보를 게시할 수도 있습니다.
선거 당일에는 투표와 개표를 진행합니다. 선거도우미 역시 학급의 일원이므로 투표에는 참여할 수 있지만,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임원으로 입후보할 수 없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거운동도 할 수 없음을 미리 안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로서는 선거도우미에게 일련의 절차를 설명해주어야 하므로 시간과 노력은 더 많이 필요하지만 아이들이 직접 주관하며 진지하게 참여하는 임원선거 과정을 볼 때 그만큼의 수고가 아깝지 않을 거예요.
선거일에는 학교마다의 규칙에 따라 임원 선거를 진행합니다. 후보자가 많거나 동점자가 생길 경우에는 1, 2차로 나누어 투표하기도 하지요. 선거도우미에 의해 투표와 개표를 하고 당선자가 발표되면 당선자는 학생들의 축하 속에서 소감을 발표합니다.
이후 선생님은 당선되지 않은 아이들의 서운한 마음을 잘 어루만져 주어야 해요. 학급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겠다고 다짐한 친구들의 아름다웠던 도전을 격려하고 비록 당선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도 우리 반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주길 당부함으로써 학생들의 마음을 다시 하나로 모을 수 있습니다.
선거 과정이 끝나고 나면 아이들에게 선거를 하며 느낀 소감을 나누도록 하면 좋아요.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준 후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친구들의 관심을 차지한 후보를 찾아볼 수 있고, 새로운 임원에게 바라는 점이나 임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격려의 메시지를 자유롭게 나누면서 선거를 마무리할 수 있어요.
막상 임원은 선발하였는데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지는 임원들 스스로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들을 조용히 시키는 일이나 심부름 가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기도 해요.
임원이 선발되면 임원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에 대해 선생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면 학급아이들도 임원의 통솔에 잘 따라 질서를 갖추게 되고, 임원들도 더 이상 혼란스러워하지 않을 거예요. 별도로 임원수련회나 임원교육 시간을 마련하여 교육할 수도 있지요.
① 학급 질서 세우기
선생님을 도와 학급 질서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선생님을 ‘돕는’ 일일 뿐이며 임원 역시
학생이므로, 임원이 통솔에 따르지 않는 친구들에게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고자질쟁이가 되도록 해서는 안 되겠지요.
임원으로서의 행동 범위를 정해두고 그 한계를 벗어나는 일은
반드시 선생님이 개입해야 합니다.
② 건의하기
임원은 학급의 대표입니다.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담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하거나 학교에 건의할 내용을 이야기합니다.
③ 학급어린이회의 진행하기
임원의 정식 명칭은 대부분 ‘학급어린이회장’,
‘학급어린이부회장’입니다. 임원은 회의를 진행할수 있어야
합니다. 정해진 형식을 따라 정기회의도 진행해야 하겠지만
학급에 문제가 생겼을 때 친구들의 의견을 듣고 모아 종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 저는 엄마가 임원 하지 말랬어요.”
임원 선거 때마다 이렇게 말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임원 학부모가 되면 학교 봉사,
간식 제공, 행사 동원 등의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지금이야 간식 제공이나 물품 찬조가 법으로 금지되어 학교 현장에서 사라졌고
학부모 봉사도 예전보다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자녀가 임원이
되는 것이 여전히 부담이 될 수 있거든요.
이처럼 아이는 임원이 되고 싶어도 부모님의 반대로 출마조차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학기 초에 학급 전체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 총회 등을 통해 부모님께도 자세히 안내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실제로 임원 학부모에게만 봉사나 행사 참여가 몰리지 않도록 담임 선생님이 확인하고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