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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미디어 교육, 어린이의 경험에 귀 기울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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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문제 해결의 만능 키는 미디어 교육?


 근래 미디어 교육이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회자되고 있다. 가짜 뉴스, 팬데믹 기간 더욱 부각된 어린이들의 과도한 미디어 이용, N번방 사건을 비롯한 SNS의 각종 성 문제 등은 미디어 교육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앞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단순히 교육으로만 해결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다. 또한 이러한 미디어 교육 만능론시각은 미디어 교육이 지닌 교육적 가치를 왜곡하고 축소하기 때문에 교육을 실천하는 현장에서는 미디어 교육을 더욱더 업무의 하나로, 또는 지나가는 수많은 유행의 하나로 치부하게 만들 수 있다.

 미디어 교육에서 방점을 두어야 할 점은 ‘미디어’ 못지않게 ‘교육’이란 부분이다.교육이란 단순히 부정적인 것을 못하게 하는 소극적인 가르침을 넘어서 학습자의 능동성을 길러 주는 적극적인 가르침이다. 미디어 교육 역시 학습자의 능동성을 길러 주는 것이라고 할 때 결국 중요한 것은 학습자의 미디어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하는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앞선 사회적 해결책으로의 미디어 교육에서 미디어 이용자, 즉 학습자들은 미디어의 부정적 영향에 속수무책인 수동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인 교수자는 이들에게 미리 위험을 알려 주고, 대처 방안을 생각해 보게 하는 예방적 차원으로서 교육 내용을 전달한다.



어린이의 능동적인 미디어 경험을 인정해 주세요


하지만 미디어 이용자들은, 다시 말해 미디어 이용에 있어 어린이들은 결코 수동적으로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지 않다. 어린이들은 미디어의 메시지를 나름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있으며, 미디어 공간의 위험을 예상하고 대처하고 있다. 일례로 어린이들 사이에 흔히 ‘19금’이라고 불리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유행이 문제로 제기된 적이 있었다. 이때 어린이들이 <오징어 게임>을 소비하는 형태를 물어 보면, 사회에서 성공한 ‘K-드라마’라고 대대적으로 회자되는 <오징어 게임>에 호기심이 생겼지만, 성인 드라마이기 때문에 직접 콘텐츠를 소비하기보다는 나름 건전한 유튜버가 소개하는 영상을 보거나 영상이 아닌 줄글로 확인하는 등 나름의 고육지책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문제는 이러한 대처나 이해가 적절하지 못하거나 미숙함에 있지만, 기억해야 할 점은 어린이가 마냥 즐겁고 생각 없이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디어 교육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무턱대고 ‘내가 알려 주지’라는 고압적인 자세가 아닌 ‘너의 경험은 어땠을까?’라는 호기심과 경청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어린이들의 미디어 문화를 그리고 개인의 미디어 경험을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으며, 이때에 비로소 어린이의 주체적 힘을 기르는 미디어 교육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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