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속 talk] 수업 레시피
SW교육, ‘융합’으로 날개 달자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전 세계 아이들의 65%가 지금 없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많은 것이 소프트웨어(SW)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변곡점에 서 있는 이 시점에 SW에 대한 교육은 아이들에게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 아닐까요?
글 전다인(서울 서강초, T셀파 수업채널T ‘쉽고 재미있는 융합 SW 언플러그드’ 연재)
SW교육의 목적은 단순히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를 공부하여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코딩 능력을 기르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들이 실제 생활 속의 문제를 발견하고 분석한 뒤 SW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 속에서 학생들의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을 신장시키는 것이 SW교육의 목적입니다. 교사들은 학교의 여건 및 학생의 수준과 함께 자신의 교수 역량을 고려하여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SW교육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언플러그드 (Unplugged) 활동, 알고리즘(Algorithm) 활동, 교육용 프로그래밍(Educational Programing) 활동, 피지컬 컴퓨팅(Physical Computing) 활동 등 크게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① 언플러그드 활동
언플러그드 활동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 과학의 개념, 원리 및 알고리즘을 학습할 수 있는 활동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격자무늬 네모 칸들과 그 옆에 열별로 숫자가 쓰여진 표를 볼 수 있습니다. 하나의 네모 칸을 ‘픽셀’이라고 부릅니다. 각 열의 첫 번째 숫자만큼 흰색으로 색칠하고 두 번째 숫자만큼 검은색으로 색칠하고 세 번째 숫자만큼 또 흰색으로 색칠합니다. 1열부터 6열까지 전부 색칠이 끝나면 글자 ‘ㄹ’이 보입니다. 이와 같이 숫자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운 뒤 내가 그린 픽셀 그림을 숫자로 바꾸어 짝에게 보여 주고 짝이 나와 같은 그림을 그리는지 알아보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② 알고리즘 활동
알고리즘 활동은 문제를 분석하고 추상화하는 과정 속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는 활동입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코딩의 기초가 됩니다. 특히, 개정된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생들에게 순차, 반복, 선택 구조로 이루어진 알고리즘과 프로그램의 구조를 이해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코드닷오아르지(code.org), 엔트리 문제 해결하기, 라이트 봇(Light Bot)과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알고리즘의 구조를 컴퓨터를 이용하여 쉽게 체험하면서 학습할 수 있습니다.
③ 교육용 프로그래밍 활동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Educational Programing Language)란 블록을 연결하여 누구나 쉽게 블록을 끼우듯 코딩을 배울 수 있는 언어를 뜻합니다. 학생들은 이미 블록형으로 제작된 코드들을 목적에 맞게 연결하여 게임, 애니메이션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바로 교육용 프로그래밍 활동이라고 합니다. 텍스트(Text)를 입력하는 코딩 방식이 아니라, 블록 형태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 명령 블록을 마우스로 움직여서 조립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이기에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LEGO wedo 2.0’으로 만든 지진 실험 기계 ▲ 게임을 하며 알고리즘을 배울 수 있는 코드 스파크 아카데미(Code Spark Academy)
▲ 엔트리로 만든 ‘미로에 닿지 않고 친구 구출하기 게임’ ▲ 엔트리로 만든 ‘미로에 닿지 않고 친구 구출하기 게임’ 코드
④ 피지컬 컴퓨팅 활동
피지컬 컴퓨팅 활동은 컴퓨터와 실제 생활의 상호작용 속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입니다. 센서를 이용하여 온도·습도·조도·압력·거리 등의 측정값을 읽고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처리하고 표현함으로써 실제 세계의 사물을 조절해 보는 활동입니다. 피지컬 컴퓨팅 활동에서는 입력받은 측정값을 어떻게 처리해서, 표현하고, 움직이게 할 것인가를 코딩하는 활동이 핵심적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요즘은 3D 프린터, 아두이노 등을 이용한 메이커 활동과 함께 IoT 제품을 만드는 활동 등과 연계한 발명 교육 활동으로도 그 영역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5, 6학년군 실과 시간에 배웠던 17시간의 SW교육 활동이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다양한 교과와 접목되어 실제 ‘활용되는’ 경험을 한다면 앞으로 SW와 인공지능이 중심이 될 사회에 살아갈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문제 해결력을 키워 줄 수 있지 않을까요? 1년에 내용교과의 단 한 단원이라도 SW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해 보세요.
먼저 학생들이 SW 기초 소양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창체 정보 시간에 엔트리와 관련된 기초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첫 시간에는 가장 먼저 학생들 전원을 엔트리에 가입시키고 엔트리 학급 커뮤니티를 만듭니다. 두 번째 시간부터는 학습하기 모드로 엔트리와 친해지도록 합니다. ‘학습하기’ 탭에서 처음 엔트리를 접한 사람들을 위한 학습과정을 제공합니다.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미션을 해결하면서 자연스럽게 블록 코딩의 개념을 배우게 됩니다. 엔트리에 익숙해졌다면 ‘만들기’ 탭을 알려 줍니다. ‘만들기’ 창에서 두어 시간 더 교사가 내어 주는 예제 과제를 따라 만들어 보며 기본기를 다집니다.
▲ 엔트리 학습하기 탭 화면 ▲ 엔트리에서 학급 커뮤니티를 개설한 사진
항상 내주는 숙제는 배운 것을 응용해 자유롭게 만든 엔트리 작품을 엔트리 학급 커뮤니티에 올리는 것입니다. 다음 정보 시간에는 서로의 작품에 ‘하트’를 누르고 댓글을 쓰며 깔깔거리는 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몇 번 반복되는 패턴 수업의 끝에 엔트리를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들이 보이네요. 그렇다면 이제 융합 수업을 계획할 차례입니다.
국어의 ‘이야기 바꿔 쓰기’를 융합 교육에 접목하기
‘학생들이 애니메이션 매체를 선택해 이를 위해 글을 쓴다면 어떨까? 효과적인 융합 교육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국어와 실과의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계획하기 시작했습니다.
② 수업 목표 설정 및 수업 계획하기
국어과 6학년 2학기 5단원 ‘이야기 바꿔 쓰기(2018년 기준)’에서 이야기의 구성 요소 세 가지인 인물, 사건, 배경 중 하나를 선택해 이야기를 바꾸어 모둠끼리 스토리보드를 작성하게 합니다. 이를 엔트리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도록 하는 수업을 구성합니다.
③ 수업 구성하기
1단계 나도 동화 작가!(1시간 소요)
교과서에 제시된 알라딘 이야기를 읽고 인물의 성격, 사건, 배경 중 한 가지를 선택해서 이야기를 모둠별로 바꿔 씁니다. 이야기를 바꿔 쓸 때 인물의 성격이나 사건, 배경 중 바꿀 부분을 정한 다음 먼저 구두로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바꿔 말하기 활동을 진행하도록 합니다. 릴레이 말하기 활동을 통해 이야기의 개요가 정해지면 이야기의 내용을 나누어 스토리보드를 작성합니다.
2단계 엔트리를 이용해 이야기 바꿔 표현하기(2~3시간 소요)
바꿔 쓴 이야기를 모둠원 수대로 나누어 엔트리를 이용해 이야기로 표현합니다. 이때, 모둠별로 어떤 캐릭터 오브젝트를 쓸지, 배경 오브젝트를 쓸지 의논한 다음 제작하도록 하여야 갑자기 캐릭터의 모습이나 배경이 바뀌는 일이 없습니다. 학생들이 엔트리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동안 교사는 순시하며 학생들의 질문을 듣고 어려워하는 점을 해결해 주도록 합니다. 모둠 내 학생들의 엔트리 코딩 실력이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어려운 점을 질문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3단계 이야기 작품 발표회(1시간 소요)
모둠에서 만든 이야기 작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인물의 대사는 미리 녹음해서 소리 파일을 가져와 코딩으로 장면에 입혀도 되고 시간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발표회 때 대사를 직접 읽도록 해도 좋습니다. 엔트리 학급에 작품이 공유되어 있기 때문에 소스 코드를 모두 볼 수 있어 친구들이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작품 발표회 후 서로의 작품에서 인상 깊었던 점, 잘한 점을 학급 패들릿 사이트에 기록해서 상호 피드백을 받도록 합니다.
지금까지 SW교육의 정의 및 종류와 교과 융합 SW교육까지 소개해 드렸습니다. 학교 현장의 환경과 여건에 따라 알맞은 활동을 선택해 미래를 위한 SW교육을 시작해 주세요. 선생님들께서 학교에서 시작하는 SW교육이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아이들을 키워낼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