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이
안녕하세요, 저는 초등 교사 2년차입니다.
지금 2학년을 맡고 있고요.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님의 얼굴을 마주하는 시간이 정말 적었습니다. 대신 개인 휴대전화로 연락을 참 많이 했는데요. 한 학생의 어머니가 유난히 연락을 자주 해 오셨습니다. 처음에는 친절하게 응대해 왔는데 2학기가 지나도 한결같이 연락을 해 오시니 이제 좀 버겁네요. 조금 냉정하게 연락을 좀 줄여달라고 말씀 드린 적도 있는데, 그때 장문의 문자를 보내셨어요. 작년 담임선생님은 잘 응대해 주셨는데 이번에는 좀 아닌 것 같다며 섭섭함을 토로하셨죠. 대부분 친절하게 문자를 보내거나 통화를 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지칠 때가 있어요.
학부모와의 연락, 어느 선까지 지켜야 하나요?
고민을 주신 선생님이 이제 2년차 교사라면 학부모와의 잦은 통화가 당연히 버거울 수 있어요. 처음에는 시간을 정해서 “정해진 시간 이후에는 연락이 어렵다.”고 선을 긋고 완곡하게라도 입장을 말씀드려야 해요. “제가 어머님의 아이 뿐만 아니라 학급의 모든 아이들을 담당해야 합니다. 상담이 잦아지면 수업 준비 시간이 확보되지 않습니다. 섭섭해 하지 마시고 조금만 이해해 주세요.”라고요.
혼자 해결이 어렵다면 선배 교사들이나 교감 선생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세요. 교감인 제 입장에선 후배 교사가 이런 고충을 전해 온다면 직접 그 어머니와 통화를 할 것입니다. 경륜이 있는 교감 선생님이 나섰을 때 어머니가 납득하고 이해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어려워하지 말고 지금 겪고 있는 고민을 선배 교사 또는 교감 선생님에게 말씀드려 보세요.
- 김은영 교감 선생님(대구 화남초)
때로는 냉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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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을 돌이켜보면 연락을 수시로 하는 부모님의 경우, 몇 가지 유형으로 나뉩니다. 먼저, 맞벌이를 하셔서 아이를 못 챙긴다는 미안함 때문에 선생님께 연락해 확인하는 경우입니다. 이럴 땐 학급 SNS에 오늘 수업에 대해 짧게 사진을 올려두거나 아이가 잘한 행동을 문자 메시지로 가끔씩 보내드리면 도움이 됩니다.
학부모님께서 선생님을 너무 친밀하게 생각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죠. 이럴 때에는 냉정하게 연락 자제를 요청해야 하는데요. 학부모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말은 덧붙이는 게 좋습니다.
“어머니께서 급하게 전화하셨기에 무슨 큰 일이 생겼나 깜짝 놀랐습니다. ○○는 오늘도 수업 시간에 발표를 3번이나 해서 칭찬해 주었어요. 그런데 오후 시간에 저는 다음 수업 준비를 하고 학교 업무도 처리하고 있어 다급한 일에만 연락 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 ○○는 제가 학교에서 더 잘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님 부탁드릴게요.” 이렇게 상대의 마음도 알아주며 한계도 안내해 보세요.
알림장을 최대한 꼼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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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관점으로 조언을 드린다면 우선 저학년인 만큼 알림장과 공지사항 등을 최대한 친절하고 자세하게 써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까지 적어 줘야 하나’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적어 보세요.
다음으로 소통의 창구를 적절히 제한해 보세요. 문자나 전화 응대시간을 한정하고, 그 이후에는 다음 날 일과 시간에 답변을 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현재 쿨메신저, 클래스팅, 안심번호 서비스 등 교사 개인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하지 않고도 학부모님과 정해진 시간에만 연락할 수 있는 방법도 많으니, 내년에는 꼭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진심을 담아 솔직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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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조금 솔직하게 학부모님들을 대하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학부모님이 과도한 요구를 하실 때 제가 자주 쓰는 말이 있어요. “우리 반 아이들이 전부 27명인데 제 마음은 이 아이들을 부모님이 원하시는 만큼 하나하나 다 챙겨 주고 싶습니다만, 제가 몸이 하나라 벅차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 그 부분까지는 어렵지만, 대신 이런 부분은 반드시 신경 쓰겠습니다.”라고요.
학부모와의 관계도 결국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저는 언제라도 웃으면서 진심을 다해서 친절하게 대하려고 합니다. 웃는 얼굴에 나쁜 말하기가 참 어렵잖아요. 다시 한 번 따뜻한 방법으로 다가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