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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talk] 특별 기획

우리는 쌤튜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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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에 나온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유튜버로 활동하는 교원은 20, 98명에 이르고, 이중 겸직허가를 받은 교원은 378명으로 집계됐다. 다양한 콘셉트와 교육 콘텐츠로 영상을 제작하는 쌤튜버(선생님과 유튜버를 합친 신조어)는 온라인 수업 활성화 바람을 타고 점점 더 늘어나는 추세다. 교사와 학생, 학부모는 물론이고 일반 대중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초등 교사 유튜버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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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를 위해 교사가 만든 유튜브 채널


혼자 알기 아까운 정보, 같이 나눠요

김켈리 선생님은 두 지역의 임용고시에 지원해 두 번 모두 합격한 전력이 있다. 임용고시 2차 시험 전형에 해당하는 영어 수업 실연에서 2번 다 만점을 받았다. 시험에 무난하게 합격했으니 고시 공부는 금세 잊을 법도 한데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을 위해 카메라를 켰다. 2차 전형 때 했던 영어 수업 실연을 ‘유튜브용 영상’으로 제작해 올린 것이다. 김켈리 선생님은 임용고시를 준비할 당시 보고 참고할 만한 영상이 없어 아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래도 영어 수업 실연은 두 번이나 검증이 되었으니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영상 덕분에 영어 수업 실연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는 감사 인사와 실연 영상을 촬영한 것 자체가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며 감탄하는 댓글이 줄줄이 이어졌다.


영상 제작 포인트는 ‘재미’와 ‘공감’

김켈리 선생님은 초등 교사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개인의 일상을 담은 영상), 학교에서의 웃긴 순간들, 초등 영어 온라인 수업, 교사의 패션 등 다양한 콘텐츠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그중 학급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담은 ‘학교에서 빵 터지는 순간 모음’은 영어 수업 실연 영상 못지않은 인기를 얻으며 조회 수 100만을 돌파했다.

“제가 생각하는 영상의 핵심 스킬은 재미와 공감이에요. 저는 한 구간을 수십 번씩 돌려보면서 1~2초라도 지루한 부분이 나오면 편집해요. 제가 보기에는 재밌어도 시청자가 보기엔 따분할 수 있거든요. 효과음과 음악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도 몰입에 도움이 돼요.”


교사 유튜버로서 지키는 원칙

그러나 유튜브 활동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10월에 올렸던 ‘초등 교사 브이로그’는 한 시청자가 서울교육청에 민원을 넣어 업로드 사흘 만에 영상을 내렸다. 교사가 직무 수행 중 영상을 찍고 유튜브에 공개한 것을 부정적으로 본 것이다. 지난 7월 교육부가 교사들의 유튜브 활동 가이드라인을 공개하며 유튜브 활동을 장려한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가 유튜브를 한다는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교사 유튜버는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이기 때문에 공공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거든요. 단정한 복장은 기본이고 토씨 하나라도 주의해서 말해야 하죠. 영상을 다 만들어 놓고도 비판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되면 업로드를 포기할 만큼 신경 쓰고 있어요. 저 하나로 인해 교사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기면 안 되니까요.”


채널의 가치는 ‘나눔’

김켈리 선생님은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 구독자 수, 조회 수, 수익 등에 신경쓰면 자신이 생각하는 유튜브 활동 본연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 같아서다.

“모든 구독자를 끌어안고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제가 추구하는 김켈리 채널의 가치가 나눔이라고 생각하고요.”

코로나19 이후 외부에서 김켈리 선생님을 알아보는 현직 교사들이 부쩍 늘었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고 나서 그의 채널을 방문해 영상을 참고하거나 김켈리 선생님이 교육청의 요청으로 진행한 온라인 수업 제작법 연수 강의를 들은 교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유튜브로 인해 많은 변화가 생겼고 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이 인터뷰조차 유튜브 덕분에 하고 있네요.(웃음) 앞으로도 제가 아는 여러 정보를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켈리쌤의 쌤튜버 입문 꿀팁

채널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히 하세요.

유튜브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선 뚜렷한 색깔이 필요해요. 아직 유튜브에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영상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세요.

장비가 중요하진 않아요.

스마트폰으로 쉽고 간단하게 시작해 보세요.

언행, 옷차림, 사회 분위기 등을 잘 고려해야 해요.

교사 전체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 항상 생각하면서 영상을 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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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으로 소통하는 따뜻한 마음

코로나19 덕분에 시작한 유튜버 활동

이현아 선생님은 유튜브를 개설하기 전부터 ‘그림책’ 교육을 주제로 강연하고 글을 써오는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었다. 2015년 비영리 독립출판사 ‘교육미술관 통로’를 열어 어린이들이 직접 작가로 참여한 그림책을 출간하고 있으며, 2017년부터 서울시 초등 교사들과 함께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를 결성해 한 달에 한 번 그림책을 주제로 강연 무대에 서 왔다. 그림책을 활용한 교육법부터 어른을 위한 그림책 이야기까지 그림책을 매개로 수많은 사람과 소통해 온 진정한 ‘그림책 애호가’다.

“유튜브 활동은 전혀 계획에 없었어요. 소통은 강연이나 방송 등으로 충분하다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잖아요. 이를 계기로 강연에서 했거나 하려던 이야기를 유튜브 영상으로 풀기로 했습니다.”


‘청중’ 대신 ‘구독자’ 만나 그림책 이야기 나눠

지난 4월 개설한 유튜브 채널은 그림책을 교육에 활용하는 교사나 학부모를 고려한 실용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첫 그림책 소개 영상인 ‘그림책으로 나누는 색깔 손인사’는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들에게 아침 인사말로 “오늘 기분이 어때?”라는 질문 대신 “오늘 너는 무슨 색이야?” 하고 질문하면 마음 속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이현아 선생님의 팁과 색깔과 관련한 그림책을 소개한 영상이다.

“소아 병동에서 간호사로 일하시는 한 구독자 분이 고맙다고 메시지를 주셨어요. 제 영상 덕분에 환아들을 대하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면서요. 그때 굉장히 감동 받았죠.”

강연은 기승전결을 갖춘 내용으로 1시간가량 이어졌지만, 유튜브는 짧은 시간 내에 핵심을 정리해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현아 선생님은 영상 기획 단계에서 각별히 신경 쓴다.

“어떤 주제든 덩어리째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가장 잘 이해될 수 있는 언어로 다듬어서 전하는 게 중요하죠. 영상들이 일관된 결을 유지하면서도 각각의 콘텐츠에 ‘어떻게’와 ‘왜’에 대한 답을 주는 내용을 담고 싶어요.”

영상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라이브 방송에서 풀어낸다. ‘좋아서 하는 그림책 연구회’의 동료 교사들과 토크쇼 형태로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은 실시간으로 구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 녹화 영상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저작권부터 자막 오탈자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야

이현아 선생님은 촬영과 편집을 전문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있어 음질과 화질 등 영상의 퀄리티가 뛰어나다. 채널 운영의 효율을 위해 기술적인 부분은 편집자에게 따로 맡기지만 자막 한 줄, 편집점 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쓰고 있다. 또한 책 선정의 공정성과 저작권 보호에 심혈을 기울인다. 아이들과 그림책을 만들어왔고 최근 <그림책 한 권의 힘>을 출간한 창작자로서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주말마다 촬영하느라 힘들겠다는 말에 이현아 선생님은 해맑게 웃으며 말한다.

“저는 여러 사람들과 만나는 것,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고 재미있답니다!”


현아쌤의 영상 제작 꿀팁

내가 좋아하는 주제를 찾으세요.

그래야 오래, 즐겁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것 자체로 채널의 강점이 된답니다. 

영상은 핵심만 추려 10분 내로 만들어요.

10분이 넘어가면 집중도가 떨어지므로 저도 보통 7~8분 길이의 영상을 만들려고 해요.

자료를 보여줄 때 저작권에 신경을 써야 해요.

책은 사전에 출판사에 연락해 동의를 얻고 3면 이상 보여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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쌤들 따라서 놀아 볼래?

놀이가 좋아 뭉친 쌤튜버계의 어벤져스

‘놀이가 밥이다(이하 놀밥)’는 ‘놀이 콘텐츠’를 주제로 4명의 교사가 함께 운영하는 채널이다. 현재 네 사람의 소속은 전부 다르지만 안채원, 이우경, 임재성 선생님은 과거에 한 학교에서 근무하며 친하게 지낸 사이였다. 마침 안채원 선생님은 놀이체육에 관심이 많고 이우경 선생님은 영상편집을 좋아하며임재성 선생님은 다양한 분야에 두루 지식이 많아 유튜브 팀 결성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나중에 신행훈 선생님이 놀밥의 취지에 공감하며 콘텐츠 제작에 합류했다. 유튜브 활동에 처음부터 적극적이었던 이유는 요즘 아이들이 영상으로 정보를 얻는 세대라는 것, 사제 간 소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확신은 적중했다.


코로나19로 인기 얻었지만 좋아할 수 없는 심정

조회 수가 가장 높은 영상은 ‘등교 수업 길라잡이’다. 온라인 수업 이후 첫 등교를 앞둔 시기, 학생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없다는 점을 주목해 제작한 것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학교생활 규칙을 저학년의 시각으로 이해하기 쉽게 만들었다. 영상을 볼 다문화 가정 학생들을 위해 러시아어, 영어, 독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자막을 삽입했다. 이 영상은 어느덧 조회 수 33만을 기록하며, 칭찬 댓글도 줄줄이 이어졌다.

‘놀밥홈트’도 채널을 대표하는 시리즈 영상이다. ‘확찐자 탈출을 위한 방구석 어린이 홈트’라는 부제로 업로드한 시리즈 첫 영상은 구독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조회 수 2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코로나19 덕분에 구독자가 큰 폭으로 늘었지만 교사들은 하루 빨리 바이러스가 종식되길 바라고 있다. 놀이 콘텐츠는 코로나19를 벗어나면 더욱 무궁무진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끝나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폭넓은 놀이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어요. 아이들이 놀이를 통해 즐겁게 배우고 건강히 자라길 소망하고요.”


“시청자보다 저희가 더 재미있어 해요”

팀의 맏형인 임재성 선생님은 비록 교사들 모두 유튜브 활동으로 개인 시간이 줄었지만 시청자들의 응원과 감사 댓글, 아이들의 신난 모습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하는 유튜브 활동을 학급 아이들이 정말 좋아해요. 유명 크리에이터는 아니지만 선생님이 유튜버라는 사실만으로 신기한가 봐요. 가끔 유튜브 영상에서 불리는 닉네임으로 말을 걸어 오면 연예인이 된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안채원 선생님은 영상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진정성’이라고 강조했다.

“선생님들이 더 신나한다는 영상 댓글을 자주 봐요. 우리가 재미있게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이 놀밥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재밌는 놀이를 유튜브로 많은 분과 공유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놀밥쌤들의 영상 제작 과정

① 기획 회의

아이디어는 평소 틈틈이 생각하고 3~4시간의 기획 회의를 통해 이를 구체화시킵니다.

② 장비 세팅 후 촬영

구상만 확실하면 촬영은 1시간 내외로 끝납니다. 촬영 장비는 미러리스 카메라 3대와 드론, 고프로, 각자의 스마트폰이 있고요. 조명 4개, 짐벌 2개, 무선마이크 5대 등을 보유하고 있어요.

③ 편집

편집할 때 우리는 ‘시간과 정신의 방’에 들어간다고 표현합니다. 5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보통 40시간은 편집에 투자해요. 힘은 들지만 영상의 완성도에 공을 들이기 위해서죠.

④ 영상 업로드 및 모니터링

완성된 영상은 업로드 후에 모니터링합니다. 이때 구독자들의 댓글을 보고 다음 영상 제작 시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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