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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과서 만드는 사람들의 생생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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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으나 서나 온통 교과서 생각

음악 중에서도 국악을 담당하는 정일영 선생님은 대학원 진학, 연구회 활동, 수업 연구 등 교과 연구를 열심히 해왔다. 그래서 처음 교과서 집필 제안을 받았을 때에도 꽤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교과서 집필은 ‘교과서’라는 완전무결함과 정해진 기준의 한계에 매일 부딪히는 작업이었다. 특히 음악은 현장성이 중요한 과목으로 학습 활동을 흥미롭게 구현해 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평소 경험은 물론, 주변 동료 교사들의 조언이 중요했다.
‘온고지신’. 정일영 선생님은 교과서 작업을 이 한마디로 설명했다. 반드시 담아야 할 내용을 현 시대에 맞춰 새롭게 재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이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정일영 선생님의 머릿속은 교과서 생각으로 가득차 있다.

음악 교과서 저자 ┃ 정일영 선생님(서울 남정초)
교과서에 제시된 차례에 따라 가르치는 것도 좋지만, 수업 차시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순서를 바꿔 가르쳐도 좋습니다. 단원마다 연결되는 부분을 고려하며 만들었거든요. 음악 수업을 하며 다른 과목을 접목해도 좋고요. 대취타를 설명하며 정조의 화성 행차와 효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식이죠. 음악과 사회, 도덕을 연결하며 설명하면 수업 내용이 훨씬 풍성해질 거예요.

편집자의 기본은 객관적인 태도

정일영 선생님은 정경훈 편집자를 두고 “사람들을 조화롭게 융화시키면서 때로는 냉철하고 단호한 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편집자가 객관적으로 중심을 갖고 가야 수많은 사람들과의 작업 과정에서 흔들리지않고 애초에 설계한 기획대로 교과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결혼식 웨딩로드에 오르기 전까지 저자와 교과서 내용에 대해 통화를 했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하는 정경훈 편집자는 교과서 만드는 과정은 늘 어렵지만 ‘교과서 최종 합격’이라는 보상에 그동안 힘들었던 순간이 거짓말처럼 사라진다고 했다.

음악 교과서 편집자 ┃ 정경훈

오래 일하는 편집자가 되고 싶어요. 오래한다는 건 그만큼 잘한다는 뜻이니까요. 교과서에 담긴 것은 어느 하나 의미 없는 것이 없어요. 글자 하나, 작은 그림 하나에도 다 숨은 뜻이 있죠. 좀 더 관심을 갖고 교과서를 들여다보면 여러 사람들이 한 땀 한 땀 애써서 만든 흔적이 보일 거예요.

교과서의 기본은 쉽고 친절하게

2007년도 개정 교과서부터 지금까지 13년 차 교과서 저자로 활동하고 있는 안해룡 선생님은 처음 교과서를 집필하기 시작했을 때가 생생하다. 소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일단 해 보자고 굳게 결심했음에도 교과서라는 무게감과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다. 저자가 아닌 현장 교사로서 바라본 교과서는 늘 아쉬웠지만, 막상 저자가 되어 보니 왜 그렇게 쓰였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교육부에서 추구하는 교육 방향을 따라가야만 하니까요. 다만, 그 안에서 어떻게 변주할지는 저자와 편집자 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최근에는 기본적인 지식 정보는 물론 다양한 교육적 가치 활동을 담으려고 하죠. 달리기를 예로 들면,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잘 달릴 수 있는지 자세만 넣었다면, 요즘에는 도전에 대한 의미도 함께 담습니다. 하지만 교육의 가치를 대하는 교과서의 본질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고 봅니다.”
다른 과목과 달리 야외 수업이 많은 체육 교과는 장소나 교구재 준비 등 각 학교마다 처한 환경이 다를 뿐만 아니라 교사 개인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는 데 더욱 초점을 둔다. 그리고 반드시 현장에서 검증이 된 활동만 수록한다. 안해룡 선생님은 아이들이 체육 시간에 경험한 신체 활동에 재미와 흥미를 갖고, 평소에도 가족이나 친구들과 즐겁게 활동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교과서를 쓴다. 그래서 항상 좀 더 쉽고 더욱 친절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체육 교과서 저자 ┃ 안해룡 선생님(인천 대화초)
학교 체육 행사를 준비할 때, 선생님들이 체육 교과서를 한 번 더 들여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교 행사와 지도 차시를 맞물려서 구성했거든요. 가을 운동회 때 경쟁 활동을 하는 식으로 말이죠. 이때 음악 교과를 활용해 응원곡을 만들고, 국어 교과를 활용해 응원 구호를, 미술 교과를 활용해 응원 피켓 등을 만들어도 좋습니다.

정교한 건축물을 쌓아올리듯이

“언젠가 사람 많은 카페에서 태권도 동작을 한 적이 있어요. 삽화가가 정확한 동작을 모르니까 그 자리에서 보여 주며 따라 그리라고 한 거죠. 카페 안 모든 사람이 저를 보고 웃더라고요.(웃음)”
교과서를 만들면서 특별히 기억나는 에피소드를 묻자 홍선영 편집자가 가장 먼저 한 대답이다. 체육 교과는 동작과 활동이 많기 때문에 다른 교과서보다 진행하는 데 우여곡절이 많다. 수영을 배우는 단원에서 영법을 실감나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영화 <해운대> 세트장을 빌려 하루 종일 수중 촬영을 한 적도 있다.
“사진으로 보여 주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3D 일러스트 작업을 하기도 해요. 직관적이고 확실하게 보여 주기 위해 정말 끊임없이 여러 시도를 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가상현실이나 증강현실을 활용하게 되지 않을까요?”
홍선영 편집자가 생각하는 좋은 교과서는 누가 어떤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무엇을 전달하려는 것인지 직관적으로 아는 것이다.만큼 이미지에 힘을 쏟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수시로 교육과정을 점검하고, 며칠 밤을 함께하며 저자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것도 모두 완성도 높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서다.

“교과서 만드는 작업은 정교한 건축물을 완성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설계부터 제대로 해야 나중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정해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사용자가 만족할 것인지 고민하고, 수시로 안전 점검도 해야 하죠. 한 단계라도 흐트러지면 부실 공사가 될 수 있어요. 그러니 교과서 작업은 늘 긴장하며 임하고 있죠.”

체육 교과서 편집자 ┃ 홍선영

학생들이 한 단원이라도 체육 교과서를 시간 내어 읽었으면 좋겠어요. 1시간, 아니 10분이라도요. 그럼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을 거라고 자부합니다. 내가 만든 교과서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지금쯤 성인이 되었겠지 하고 떠올리면 왠지 기분이 좀 묘해요.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힘을 보탠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찰칵! 완벽한 한 컷을 위해

교과서 사진팀은 교과서 개발팀에서 사진이 필요한 내용을 전달하면, 교육 과정에 맞춰 시각적으로 가장 적절한 이미지를 연출해 촬영을 한다. 촬영 뒤 컬러와 톤을 보정하는 것도 사진팀이 담당하며, 촬영이 불가능한 이미지는 따로 구입해 전달해 주기도 한다.
“아무래도 이미지의 미장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죠. 어떻게 하면 오브제가 가진 고유의 색과 특징을 유지하면서 차별화를 줄 수 있는지 고민합니다.”
전 과목의 촬영을 담당하지만 가장 촬영하기 힘든 과목은 과학이다. 촬영해야 할 제품이 투명체와 액체가 많을뿐더러 실험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험 촬영은 운이 좋으면 한 번에 성공할 때도 있지만 반나절이 넘도록 촬영을 거듭해야 할 때도 부지기수다. 게다가 교과서 제작을 할 때, 사진 촬영이 필요한 시기는 과목과 학년에 구분 없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촬영 의뢰가 한꺼번에 몰려 일정이 빠듯할 때가 많다. 박정수 사진가는 눈을 붙일 시간도 모자라지만 자신의 사진이 실린 교과서가 완성되면 피로가 싹 가신다고 한다.
“언젠가 아들이 아빠가 만든 교과서로 공부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정말 힘이 나더라고요. 힘은 들어도 이만큼 보람된 일을 하는 게 행복합니다.”

사진가 ┃ 박정수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되 내용에 따라 포인트를 달리 줘 분위기를 연출하죠. 같은 오브제라 하더라도 구도와 앵글, 빛 등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지거든요. 교과서는 사진에도 정해진 기준이 있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하면 더욱 정확하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눈으로 즐기는 정보를 그리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펼쳤을 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삽화가 아닐까. 이경진 삽화가는 교과서 내지에 들어가는 만화와 캐릭터, 교과 내용의 이해를 돕는 그림 등을 그린다. 작성된 원고를 바탕으로 어떤 내용의 그림을 담고, 어떤 스타일의 그림체와 캐릭터를 설정하면 좋을지 저자와 편집자, 디자이너와 여러 차례 회의를 거친다. 그림 역시 사진과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에 맞춰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특히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정보를 그림으로 표현하기 때문에 더욱 쉽고 친근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공기와 물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그릴 때가 많아요. 사물을 의인화해서 귀엽게 표현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학생들은 글보다 그림을 먼저 보게 되니까 더욱 신경을 쓰게 돼요. 완성도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전달하려는 내용이 한눈에 확실히 읽히도록 애쓰고 있어요.”
때에 따라 수정과 검토를 거치며 교과서 내용과 구성이 달라지면 이미 완성한 그림을 버리고 다시 그려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한 것이기에 작은 그림 하나에도 정성을 들이고 있다.

삽화가 ┃ 이경진

캐릭터의 표정이나 몸짓, 입고 있는 옷의 색깔 등 그림 하나하나가 모두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 깃든 소중한 결과물이에요. 저는 그 안에서 질감으로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요. 그림 한 컷마다 아이들이 다양한 질감과 표현을 보고 느끼며 더욱 풍부한 상상을 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습니다.

자꾸 들여다보고 싶은 한 권의 책

교과서는 심사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표지를 제외한 모든 것이 완성되어야 한다. 편집 디자이너는 교과서 디자인을 전부 책임진다. 즉, 서체의 종류와 크기, 원고의 구성과 배열, 그림이나 사진의 배치, 전체적인 컬러 등을 설정하고 디자인한다.
박희춘 디자이너는 어떻게 하면 학생과 교사들이 교과서를 쉽고 편하게 볼 수 있는지, 더 나아가 교과서가 따분한 교재가 아니라 재미있고 흥미로운 책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다양한 방식의 페이지 레이아웃을 설정하고 여러 개의 디자인 시안을 수립하면, 그것을 바탕으로 편집자와 저자, 교육 전문가 등이 협의해 최종 디자인을 확정한다.

디자인 작업이 모두 끝나고 인쇄가 시작될 때까지 디자이너는 쉴 틈이 없다. 설정한 컬러가 제대로 출력이 되는지 등 인쇄 결과물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몫이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밤중에 인쇄소에 가기도 하고, 며칠 밤을 인쇄소에서 지낸 적도 있죠. 그래도 우리가 만든 교과서가 채택되고, 편집자를 비롯한 동료들이 “고생했다”는 말을 건네면 힘든 것이 싹 사라집니다. 새로우면서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교사와 학생들이 자꾸 보고 싶은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편집 디자이너 ┃ 박희춘

교과서를 디자인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교과 내용을 전부 숙지하는 겁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디자이너들은 맡은 교과 내용을 확실히 공부한 뒤 디자인합니다. 그래야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달하려는 내용을 정확하게 보여 줄 수 있으니까요.

높은 완성도를 위해 수십 차례 수정도 OK!

교과서 편집 디자인 작업이 진행될 때에는 교정 및 교열, 수정 작업도 동시에 이뤄진다. 단순히 오탈자를 잡아내는 것은 물론, 내용을 몇 번이고 수정할 때도 많다. 이때, 편집자가 요청하는 수정 내용을 디자인 파일에 적용해 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데, 이를 조판 디자이너라고 한다.
조판 디자이너의 업무는 기본적으로 서체의 저작권과 전체적인 편집 레이아웃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디자인이 확인되면 원고를 입력하고, 수정한 내용에 따라 원고와 디자인을 수십 차례에 걸쳐 조정한다.
수정 작업을 모두 완료하고 최종 검토가 끝나면 인쇄 출력용 파일로 변환하고 전달하는 것까지 조판 디자이너가 맡는다. 교과서 데이터 파일을 관리하는 것도 수정 작업 못지않게 중요하다. 데이터 보안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 수시로 백업을 하면서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한다.
“교과서는 최종 인쇄가 되기 전에 가인쇄를 해요. 이때 조판디자이너가 가장 바쁘죠. 가인쇄는 총 3차로 이뤄지는데, 1차 때 작업한 것을 2차 때 수정했는데, 3차 때 다시 1차 내용으로 되돌릴 때도 있어요. 그래도 꼭 필요한 과정이니까 침착하고 꼼꼼하게 작업하고 있답니다.”

조판 디자이너 ┃ 윤진희

적게는 20교, 많게는 30교 이상 수정할 때도 있죠.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교과서에서 제 이름 석자를 확인할 때 정말 뿌듯하죠. 아이들도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니 일하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정확한 한 음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음원 제작도 교과서 만드는 과정에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음악 감상과 노래 반주 등 음원이 필수인 음악 과목은 진행해야 할 음원 작업도 다양하다.

“음악 교과서의 음원을 제작하는 일을 총괄합니다. 국악과 양악 곡들이 가창, 기악, 감상 등으로 구분해 수록되는데, 이에 맞게 편곡 및 녹음, 믹싱, 마스터링, 편집 등의 후 작업을 거쳐 음원을 완성하는 거죠.”

음악 교과서에는 수백 곡의 음원이 실린다. 감상의 경우에는 기존에 있는 곡을 찾아서 싣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새롭게 편곡하고 제작하는 경우가 더 많다. 외국 가곡을 녹음할 때에는 정확한 발음을 위해 실제 외국인을 섭외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언어 검수를 받기도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가창자들은 집중력이 짧고, 고학년 남자 가창자들은 변성기가 와서 곤란할 때가 있어요. 또 판소리나 민요 가창을 녹음할 때는 수백 번을 시도한 적도 있고요. 악보에 있는 그대로 정확히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통곡은 구전으로 배우고 익혀서 악보와 맞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음원 역시 정확한 리듬과 음정을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년별로 음역대가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게 악보를 수정하기도 한다. 수차례 악보를 수정하고 여러 번 녹음을 진행해 양질의 음원을 뽑아내는 것이 음악 감독의 역할이다.

음악 감독 ┃ 주미경

음원으로 최대한 효과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요. 예를 들면, 편곡도 되도록이면 다양한 스타일로 보여 주려고 하죠. 어떤 곡은 오케스트라 악기들을 사용해서 클래식 스타일로, 어떤 곡은 밴드 음악처럼 편곡하고요. 음악 수업이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작업합니다

오류 없는 교과서를 제때 공급하라!

조규영 팀장은 교과서 제작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교과서를 완성품으로 제작하고, 정해진 시기에 학교에 공급하는 모든 과정을 도맡는다. 교과서 제작의 첫 단계 역시 편집 회의 때부터 이뤄진다. 교과서의 판형, 용지 등을 편집부와 협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과서의 기본 사양이 정해지면, 생산량에 맞춘 용지를 수급하고 교구재에 필요한 제품이나 업체를 선정한다. 최근에는 교과서에 여러 가지 활동이 기획돼 있어 두꺼운 종이, 투명한 필름, 특수 스티커 등 교과서 제작에 필요한 제품들도 다양하다 .

조규영 팀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최상의 품질로 만든 교과서를 정해진 시기에 공급하는 것이다. 최종 데이터 완성 시점부터 인쇄, 제본, 후가공을 거쳐 전국 학교에 교과서가 무사히 도착할 때까지 모든 일정을 체크하고 조율한다.

“공급 일정을 지키기 위해 여러 업체의 관계자 분들과 소통하며 소요되는 시간을 계산합니다. 인쇄와 제책 등 품질 확인은 기본적으로 3번 이상 하고 있고요. 정해진 시간에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노력하고 있어요. 딸아이가 학교에서 교과서를 받아 오며 친구들한테 자랑했다는 소리는 언제 들어도 참 듣기 좋습니다.”

제작 관리자 ┃ 조규영

편집부의 제작 의도가 정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교구재 및 인쇄, 제책 등의 품질을 최상으로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학생들에게 학습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의 미래가 내 손에 달린 것 같은 책임감이 듭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은 품질의 교과서를 완성하다

최종 데이터를 전달 받고, 용지가 공급되면 최종 인쇄 작업이 시작된다. 학년별, 과목별 교과서를 인쇄해야 하기 때문에 보통 1차, 2차, 3차로 나눠서 진행한다. 교과서 인쇄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1월 중순까지 이뤄지며, 그 이후에는 책의 꼴로 만드는 제책 작업으로 마무리된다. 인쇄와 제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히 품질 관리다.

“최상의 품질을 위해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작업 표준 기준과 검사 표준 기준을 정립했습니다. 생산 현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하기 전, 이 기준에 따라 작업 전표를 숙지해야 해요. 인쇄가 시작되면 견본책과 대조하며 핀트, 색상 등을 수시로 확인합니다.”

교과서 인쇄 작업을 총괄하는 조한춘 본부장은 처음 생산된 교과서 한 권부터 마지막으로 생산된 교과서 한 권까지 품질이 동일하게 유지되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인쇄소 현장의 온도와 습도 등을 체크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품질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인쇄가 완료된 이후에도 품질 검사원이 교과서를 무작위로 뽑아 검수한다. 티끌 정도의 잉크가 묻은 불량품이 단 한 권이라도 발견되면 당시 인쇄한 교과서 전량을 검수할 때도 있다. 이렇게 까다롭고 철저한 공정을 거치는 이유는 전국의 교사와 학생에게 모두 똑같이 최상의 품질을 지닌 교과서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모든 과정이 품질 관리 기준을 통과하면 제책을 한 뒤, 포장하고 납품 작업까지 마무리하면 교과서 제작 과정은 끝이 난다.

인쇄 책임자 ┃ 조한춘

사실 우리는 한 학기가 끝날 때까지 안심할 수가 없어요. 혹시라도 학생들이 수업을 하다 불량품 교과서를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검수를 철저히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변수가 굉장히 많이 생기지만, 그것 또한 대비하는 게 우리의 몫이죠. 미래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을 생각하면 더욱 공들일 수밖에 없어요. 앞으로도 최고의 교과서 품질을 위해 노력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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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교과서가 지닌 의미는 무엇일까?

교과서를 한 단어로 정의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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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사람들이 모범이 되는 것들을 비유할 때 ‘교과서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잖아요. 결국 교과서는 교육의 본질이자 교육의 정석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과서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교육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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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지도는 보물에 대한 정보는 있지만, 그 자체가 보물이 될 수 없어요. 지도를 갖고 찾아 나서야만 스스로 보물을 발견할 수 있죠. 교과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과서를 지도처럼 직접 읽고 활동하고 경험해야 진정한 교육, 보물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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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따뜻한 마음으로 만든 등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래라는 길을 항해할 때 교과서가 올바른 길잡이가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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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제작은 정말 오랜 시간과 깊은 정성을 들여 다듬고 손질해 나가는 과정이에요. 누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물도 다르고요. 한정된 시간에 여러 사람의 뜻을 모아 심혈을 기울여 최상의 결과물로 만드는 교과서가 저에겐 보석과 다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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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 때 교과서를 보며 미래를 꿈꿔 온 것처럼 지금 아이들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대는 변하고 교과서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지만, 교과서에 담긴 꿈과 희망은 그대로인 것 같아요. 그 안에 아이들의 미래가 담겨 있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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