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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talk] 방과 후 취미

손끝으로 얻는 행복



어린이의 순수함을 그림으로 담아요

김해선 선생님이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로 한 것은 교직 4년 차 2학년 담임이 되면서였다. 당시 저학년 아이들의 귀엽고 엉뚱한 말과 행동을 보며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이들과 지내면서 자주 들은 말을 그렸어요. 1학년은 보통 ‘지금 몇 시예요? 화장실 가도 돼요? 우유 따 주세요, 지퍼가 안 열려요’ 등의 말을 수시로 해요. 이 모습을 동료 교사들이 공감할 것 같아서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죠.”

짧은 문장으로 시작한 그림은 교실의 다양한 상황으로 영역을 넓혔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할 때 갑자기 떠오른 아이의 한마디, 일과 속에서 마음에 남는 일 등 머릿속에 스치는 장면을 붙잡아 그림에 담았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메모하는 습관이 생겼다. 순수한 아이들의 시선으로부터 시작된 이야기를 메모했고, 메모는 곧 한 장의 그림이 되었다.

“재작년 봄, 1학년 아이가 시든 목련을 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졌다며 까르르 웃더라고요. 그 모습이 사랑스럽고, 신선한 아이의 시선이 느껴져 바로 그림으로 그렸어요.”



어린이를 존중하고 싶어요

“교실에서 비슷한 일들을 겪는 동료 교사들의 공감이 커요. 부정적으로 느꼈던 순간을 새롭게 보게 되었다는 말씀에 뿌듯함이 컸죠. 저 역시 그림을 그리며 일상의 순간을 다시 보거나 나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거든요.”

그림을 그리며 일상이 바뀌었고 어린이에 대한 시선도 달라졌다. 특히 아이들의 순수한 언어와 특유의 엉뚱한 모습은 긍정적인 자극이 되었다.

“교사라는 직업은 일할 때 책임감으로 몸과 마음이 경직될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림을 그리면서 일어났던 일을 되돌아보며 자아 성찰을 하죠. 그러면 당시 힘들었던 감정이 다른 의미로 자리매김해요. 나중에 아이들이 같은 요구를 하고 같은 실수를 해도 웃음이 터지는 여유가 생겼어요.”

김해선 선생님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마음을 잊지 않고 어린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린이에게 예의를 갖추고 존중하며 대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라고 생각해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제가 아이들을 존중한다면 아이들도 자연스레 서로 존중하는 법을 배우지 않을까요.”

주로 혼자 작업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코로나19가 사라지면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선생님들과 모임을 꾸려 보고 싶다는 김해선 선생님을 응원한다.


인스타그램 @hae_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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