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이 되는 나의 글쓰기
이호준 선생님이 캘리그래피를 처음 접한 건 군대에서였다. 초등교사로 첫 발령을 받고 1년 뒤 입대한 그는 교사라는 직업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교직이 평생 직업이 될 수 있을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생각이 많았어요. 당시에는 지금보다 캘리그래피가 덜 알려졌던 때였는데, 군대 후임이 캘리그래피 책을 보고 있더라고요. 평소 글씨 쓰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자연스럽게 끌렸어요. 후임에게 책을 빌린 뒤 혼자서 연습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이호준 선생님은 캘리그래피와 관련된 여러 권의 책과 군대의 예술 강의를 통해 글씨 쓰기를 매일 연습했다. 캘리그래퍼를 본업으로 삼기에는 부족한 실력이지만, 여러모로 교사 생활에 활용도가 높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역 이후에도 손을 놓지 않았고, 교직에 복귀해서도 교실 수업과 연결하기도 했다.
“캘리그래피의 활용도는 정말 무궁무진해요. 학교에서 캘리그래피와 서예 수업을 진행했어요. 반 아이들이나 학교 선생님 생일처럼 특별한 날에 짧은 문구를 쓴 엽서를 선물하기도 하고요. 반응이 무척 좋았죠. 저를 다시 보는 분들도 많고요. 과학을 좋아하는 선생님이 예술도 잘한다며 신기해 하더라고요.(웃음)”
차근차근 나를 쌓아 가는 일
“좋은 문구나 시를 똑같이 따라 쓰는 것도 좋지만, 저는 직접 쓴 글로 작품을 만드는 편이에요.”
캘리그래피 작품은 글자가 예쁘고 아름다운 것도 중요하지만, 이호준 선생님은 그보다 자신만의 색이 담긴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응용해 ‘나만의 캘리그래피’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찾다 보니 개인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다 하느냐고 물어요. 정말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다 보면 오히려 에너지가 생겨요. 시간도 쪼개 쓰다 보니 하루가 더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무료하게 보내는 시간에 좋아하는 일을 하면 그 일이 오히려 휴식이 되는 거죠.”
이호준 선생님이 생각하는 교사란, 자기가 관심 있는 일에 도전하고 익히는 과정 속에서 얻은 깨달음과 배움을 학생은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며 같이 성장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꾸준히 배우고 아낌없이 나눈다.
“전 다양한 일을 좋아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나답게 살면서 또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을까 고민하죠. 캘리그래피, 책과 시, 과학, 유튜브 활동을 한데 모아 나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그 과정에서 많이 배우고 많이 나누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