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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talk]

같이의 가치ㅣ재생 버튼으로 시작하는 수업




읽는 것보다 보는 것을 좋아하는 MZ세대에게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해 모인 선생님들이 있다. 내가 나온 영상, 내가 만든 영상에 눈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의 심리를 십분 활용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앞장서는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노형연 사진 박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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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talk 몽당분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려요.

한상준(이하 상준) 몽당분필은 ‘교육, 짧게 쓰다’를 모토로 전국 12개 시도 100명의 선생님과 함께 교육 영상 콘텐츠 제작과 콘텐츠 생태계의 활성화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어요. 몽당분필은 영상 콘텐츠가 활발해질 무렵인 2016년에 시작했어요. 글과 말을 통한 소통도 중요하지만 여기에 영상을 더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공부하며 성장하는 것이 교사의 의무이지만, 영상 분야는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었어요. 갖추어야 할 장비의 가격이 고가에 속했고, 당시 영상 기획 제작, 촬영 및 편집 등 영상 제작에 대한 전문적인 연수가 제공되지 않았죠.
따로 외부의 클래스를 이수하며 오랜 시간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야 시도해 볼 수 있는 분야였고요. 그래서 몽당분필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몽당연필이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 내며 꾸준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을 상징하는 말이잖아요.
마찬가지로 몽당분필은 아이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들의 모임이라는 의미예요.


T talk 주로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한예진(이하 예진) 크게 권역 모임과 팀 모임으로 나뉩니다. 팀은 수업 자료팀, 스케치팀, 학급 영상 교육팀, 예능팀, 몽당무비까지 총 5개의 팀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팀은 관심사에 따라 지원합니다. 권역 모임은 거주지나 학교 지역을 중심으로 나뉘어요. 전국 곳곳에 선생님들이 계셔서 한 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친목 활동이나 촬영 지원을 목적으로 권역을 나누어 정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원준(이하 원준) 예능팀은 선생님들의 재미있는 일상을 풀어냅니다. 유행하는 밈을 캐치해서 학교 현장과 연결시켜 시너지를 내는 영상을 기획하죠. 예를 들어 개그맨 김대희의 유튜브 채널 ‘밥묵자’를 활용하여 코로나 시대의 식사 예절을 알려 주고, ‘싹쓰리’를 패러디한 ‘쌤쓰리’, 영화 <뷰티 인사이드>를 패러디한 ‘닉네임 인사이드’가 있어요.

윤지원(이하 지원) 스케치팀에서 초간단 영상 편집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말 쉬운 키네마스터 강좌’를 통해 영상 편집의 기초 기능(컷 편집, 자막 및 오디오 넣기 등)과 응용하는 방법, 맨티미터, 클래스룸 스크린 등 각종 수업 꿀팁과 어린이 영화 영상 촬영 꿀팁을 알려 주고 있어요.

상준 수업 자료팀은 교과목 수업 영상과 더불어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저작권 및 원격 수업 관련 영상 등을 제작해요. 몽당무비팀은 교육적으로 활용 가능한 영화를 엄선해서 다양한 학습 상황에 맞게 정리하여 학생들에게 영화를 통해 다양한 생각, 감정 등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요. 또 교육부, 경기도교육청 등의 기타 여러 유관 기관, 교육업체 등과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지원단으로서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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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talk 몽당분필 활동이 코로나19 사태에 유익하게 활용됐을 것 같아요.

예진 코로나19로 그동안 제대로 보지 못한 다른 선생님들이 만드신 몽당분필의 자료를 훑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좋은 자료가 많았어요. 갑작스럽게 시작된 온라인 수업에서 몽당분필의 활동이 더욱 빛을 발했다고 생각해요.


T talk 콘텐츠를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인가요?

상준 어렵거나 복잡한 내용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고 모두가 향유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예요. 교육 현장에는 성별, 계층, 성취 수준 등 현실적으로 교육 격차를 야기하는 많은 요소가 있어요. 우리의 영상 콘텐츠는 이러한 교육 격차를 줄이며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고, 이해하기 쉬우며 생각 거리를 선물하는 콘텐츠를 만들고자 노력해요.


T talk 몽당분필에서 배운 것을 수업에 적용했을 때 학생들의 호응도는 어떤가요?

예진 저학년은 본인의 얼굴이 잠깐 스치기만 해도 반응이 커요. 친구의 얼굴이 나오더라도 본인의 얼굴이 나온 것처럼 즐거워하기 때문에 학급 경영 도구로서 영상을 사용했어요. 고학년은 얼굴 나오는 것을 꺼리는 편이라 영상에 등장시키지 않고 영상 교육을 통해 표현력을 길러 주고자 합니다.

지원 학생들이 영상 제작 과정에서 서로 토의하며 갈등을 조정하고 대화하는 법을 배우며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직접 만든 영상에 자부심을 느끼며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경험이 언젠간 미래에 빛을 볼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수업 자료는 학생들이 직접 만든 것 아닐까요?


T talk 초등 교육에서 영상 수업이 중요한 또는 유익한 이유가 있을까요?

상준 단순히 영상을 보여 주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기획부터 제작까지 해보는 교육이 이루어진다면, 수동적인 청자의 입장에서 미래 사회를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화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원준 영상의 특성상 시청자는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가능성이 커요. 영상 수업을 통해 영상을 직접 만들어 보며 사람들을 설득할 힘도 익히고 내용을 선택적으로 수용해야 함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진 MZ세대는 영상 시대를 살아가고 있고, 시대를 역행 할 수 없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자의 역할은 영상을 건강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마치 불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불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 주는 것 처럼요.

지원 영상 매체가 지닌 전달력이 큰 만큼 영상 활용법, 제작법은 글쓰기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는 ‘창작과 표현’의 영역으로 시선을 달리해 주는 것이 영상 수업의 목적, 핵심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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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talk 몽당분필 활동이 교사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원준 첫 번째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을 하고 소통하는 시간 속에서, 여러 분야를 접하고 배울 수 있어요. 훌륭하신 선생님들 곁에서 함께 활동하니 스스로 게을러지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절로 생깁니다. 두 번째로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틈틈이 연구하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고요. 세 번째로 꾸준히 배우는 태도가 학생들에게도 비쳐져요. 선생님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학생들도 자신의 분야를 찾아갈 수 있도록 등대 역할을 할 수 있죠.


T talk 영상 제작 초보자들에게 팁을 알려 주세요.

상준 저의 꿀팁은 현장 편집입니다. 같은 장면을 여러 번 반복해서 찍다 보면 되게 많은 소스들이 쌓이죠. 저는 같은 장면을 여러 번 찍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모니터링해서 쓸 부분만 남기고 지워요. 이런 식으로 촬영하면 편집 효율이 크게 높아져요.

예진 잘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팁입니다. 영상을 제작하다 보면 내용보다는 자막 위치, 효과음 등 영상미에 신경이 쓰여요. 완벽하게 만들려고 하면서 영상에 소모되는 에너지와 시간이 많아지고 곧 계획에서 어긋나게 되죠. 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영상 전문가가 아니니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하다 보면 각자의 노하우가 쌓일 거라고 생각해요.


T talk 몽당분필의 구성원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상준 다양한 SNS 플랫폼에 11월 중 모집 공고를 내 지원하신 분들 가운데 20명 내외의 선생님을 선발하여 함께 활동하고 있어요. 영상 제작 경험보다는 여러 가지를 꿈꾸면서 열정을 갖고 계신 분을 주로 뽑으려고 해요. 매해 모집 인원, 모집 시기 등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만약 몽당분필에 참여를 원하신다면 몽당분필의 SNS를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T talk 앞으로 몽당분필의 활동 방향을 알려 주세요.

상준 선생님들이 폭넓게 나누고 교류할 수 있는 내부 연수를 1년에 2번씩 진행하고 있어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들이 모여 강의한다고 해서 내부적으로 ‘몽벤져스’라 이름 붙였어요.(웃음) 이러한 내부 연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에요. 또한 단지 영상을 만들어서 제공만 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기존 영상이나 다른 여러 자료들을 통합해 교육 현장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 자료를 만들어 제공하는 콘텐츠 큐레이션의 기능도 강화하려고 해요. 구성원 전체가 크리에이터이자 큐레이터인 종합 교육 MCN(Multi Channel Network)이 되는 것이 바로 몽당분필이 추구하는 활동 방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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