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디지털 시대의 우리 교육은? ㅣ 스마트 교실 혁명
[사례1] 가상 공간 수업, IoT 센서 학습 평가
현실과 가상 공간이 결합된 메타버스 기반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만나 수업을 한다. 수업 중에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달린 웹캠이 학생들의 표정 정보를 판독해 학습 흥미도와 이해도를 파악한다. 웹캠을 통해 얼굴의 60여 개 포인트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여 현재 학습 내용에 대한 흥미와 이해도를 측정한다. 이렇게 분석된 학생들의 정 보를 토대로 교사는 수업 후 성취도를 평가하고 개인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계한다.
[사례2] 과거를 탐방하는 VR 현장 체험 학습
수학, 과학, 역사 시간에는 VR러닝센터에서 현장 학습을 한다. 중국의 만리장성부터 수원의 화성까지 세계 곳곳과 우주를 생생하게 둘러보고, 이순신 장군을 만나 임진왜란에 관한 이야기를 듣거나, 중세 시대의 콜로세움을 방문한다. 화학 시간에는 원자들의 결합 구조를 증강 현실 프로그램으로 관찰한다.
[사례3] 일대일 맞춤형 커리큘럼
인공지능 기술로 일대일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는 학교는 연령에 따라 반을 나누지 않고 개인의 관심과 학습 능력에 맞춘 프로젝트 수업을 한다. A학생은 수학은 1학년 1개월 차, 영어는 3학년 4개월 차, 국어는 5학년 2개월 차의 수업을 받는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인 코딩 수업에서는 이론을 배우고, 한 달에 한 번씩 시제품을 제작하며 토론하는 ‘메이커 창의력 수업’을 한다. 과학·기술·공학·수학 원리를 통합적으로 배우는 융합 과목도 필수다.
에듀테크(EduTech)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터넷 기술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가상 현실(VR), 증강 현실(AR), 사물 인터넷(IoT)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차세대 교육을 의미한다. 단순히 교육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이러닝(E-Learning) 단계를 넘어 개개인의 수준에 따른 맞춤 교육까지 가능해, 새로운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기존의 교육 현장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은 “인류 문명이 시작됐을 때부터 2003년까지 생성된 정보의 총량이 이제는 이틀마다 창출되고 있다. 2020년에는 이러한 양의 정보가 2시간마다 창출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지식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지식의 양과 속도에 비해 기존 교육 시스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로 인한 갑작스러운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학습 격차도 커지고 있다.
에듀테크는 이런 문제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 핵심 기술과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그동안 교육의 난제로 여겨진 일대일 학습, 비정형 학습, 학습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Q.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되면서 비대면 교육이 시행되는 등 교육 환경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요?
2020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전국 초·중·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코로나19로 인해 학습 격차가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내신에서 중위권이 붕괴되는 현상도 있다고 해요. 상위권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체제에서도 알아서 학습을 잘하는 편이지만, 중위권 이하는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합니다.
홍정민 휴넷 에듀테크연구소장 LG그룹 교육 담당,
웅진패스원 사업기획팀장, 사이버MBA 평생학습 사업본부장으로 일했다.
현재 휴넷 에듀테크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에듀테크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할 지침과 미래 교육의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비대면 수업이 본격화되면서 교육 현장은 온라인 에 적응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했지만, 당장은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화하는 데 급급했기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학생들을 독려하고 관리하는 일에 는 잘 신경 쓰지 못했어요. 지금과 같이 교사 주도하에 교육을 제공하는 수동적 학습 방식이 비대면으로 이뤄지면 학습자는 자신의 난이도에 맞지 않거나 관심 없는 수업에 집중하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의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에게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선별, 제공해 주어 학습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죠. 또 비대면 학습 환경에서는 혼자 수업을 진행하다 보니 동기 부여가 약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학습자와 학습자, 교사와 학습자가 자유롭게 소통하고 질의·응답할 수 있는 디지털 학습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Q. 팬데믹이 종결되면, 기존대로 교실에서의 수업이 가능해지지 않을까요?
한동안은 다시 교실이 공교육의 중심이 되겠지요. 그러나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 학생을 가르치는 지금의 교육 시스템은 머지않아 변곡점을 맞게 될 거예요. 지금 학교에서 배우는 80~90%의 지식은 아이들이 40 대쯤 되었을 때 필요 없게 될 수도 있어요. 인공지능으로 세상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지만, 현재의 교육은 이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1세기 학생에 맞는 21세기 학교의 모습과 역할을 재정의하고 설계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Q.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요?
우선 풀어야 하는 과제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현재 학교 교육은 근대 학교가 설립되면서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국어, 영어, 수학에 아직도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요. 지금의 학교는 제조업이 중심이었던 산업화 시대에 설계된 학교로, 산업화에 필요한 읽고 쓰고 계산하는 능력을 키우는 학습을 중요하게 여겼죠. 그런데 지금 배우는 것의 80~90%인 국어, 영어, 수학, 암기 과목들은 이제 사람보다 인공지능이 더 잘하는 영역이에요.
21세기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인공지능이 대체하지 못하는 것을 더 중점적으로 키우는 새로운 교육 과정이 필요합니다. 국어, 영어, 수학의 기본적인 개념은 반드시 알아야 하지만, 지금처럼 이들 과목이 중심이 되는 교육 과정은 개편되어야 해요. 대신 인공지능이 취약한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협업 능력, 종합적 사고력 등을 키우는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새로운 교육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요?
개개인의 장점과 역량을 키우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합니다. 사람은 각자 배우는 속도가 다릅니다. 개념을 한 번에 이해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학생도 있죠. 학교가 학생 개개인의 능력에 맞는 학습을 진행한다면 어떤 학생도 결코 뒤처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배움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생기죠. 개인의 관심과 지식 수준, 학습 능력을 고려해 맞춤형 프로젝트 중심의 수업을 하면 어떨까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로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분석한 맞춤 교육을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겁니다.
그리고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협업 능력, 창의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종합적 사고력 등 인공지능이 하지 못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상호 작용 중심의 학습을 수행하는 거죠.
이렇게 에듀테크를 활용해 맞춤형 교과 과정을 온라인으로 학습하고, 오프라인에서는 친구들, 교사와 함께 협업과 소통 중심의 프로젝트 학습을 하는 게 앞으로의 이상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Q.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는 학교는 지금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일 것 같네요.
이제는 일정한 형식이 정해지지 않은 비정형 학습이 이뤄져야 할 때이니까요.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니 새로운 지식도 빠르게 생성되고 그만큼 기존 지식의 수명도 짧아지고 있어요. 2030년이 되면 지식의 총량이 3일마다 2배씩 증가할 거라는 예측도 나오죠. 인간의 수명은 연장되고 있는데, 우리가 배우고 있는 지식과 기술의 수명은 급격히 짧아지고 있어 이제는 한 가지 전공이나 기술로는 평생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산업 형태가 급변할수록 교육의 역할은 더 중요해집니다. 지금까지는 초급, 중급, 고급의 일정한 교육 과정을 거치면 필수 학습이 마무리됐지만, 이제는 학교 교육을 넘어 평생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시대가 됩니다. 평생 직업 주기에 맞춰 고등 교육이 이뤄지고 일과 학습이 계속 병행돼야 하죠. 그래서 장소나 시기에 제약이 없는, 언제 어디서나 학습과 교육을 할 수 있는 에듀테크가 더 필요 한 것입니다.
Q. 지금 시행되고 있거나 앞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에듀테크 기술이 궁금합니다.
교육 콘텐츠가 디지털로 변화하면 학습을 지원하는 방식 또한 온라인에 적합하도록 바뀌어야 합니다. 새로운 학습 방식으로 주목하고있는 건 맞춤형 학습, 함께하는 학습, 그리고 몰입형 학습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일대일 맞춤형 교육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며, 인공지능을 교육에 접목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가 선행돼야 합니다. 충분한 데이터가 있어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죠. 하지만 현재 교육 분야에서는 학습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해 온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국제적으로 다양한 학습 경험 데이터를 모으고 표준을 만드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표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학습자의 상황에 맞는 학습 콘텐츠를 추천해 주고, 학습자의 현재 역량이 어떤지, 어떤 학습을 앞으로 해야 하는지,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알려 주는 맞춤형 피드백이 가능해집니다. 표준 데이터를 참고해 학습 성과와 이수율을 예측할 수도 있어 학습 설계와 학생 관리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되겠죠.
Q. 디지털 환경에서 함께하는 학습이 가능할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학습 또한 사회적으로 함께할 때 더 몰입할 수 있고 지속적인 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타인에게 질문하고 공유하며 사회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소셜 러닝(Social Learning)’이라고도 하는데, SNS, 블로그, 화상 회의 등의 디지털 커뮤니티를 통해 소셜 러닝 활동은 더 확장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통 기반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고요. 몇 가지 사례를 들면, ‘클라썸’은 공지, 노트, 질문, 피드백 등을 커뮤니티 내에서 할 수 있으며 ‘도와줘요’ 버튼을 적용해 서로 학습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이루고 있습니다. ‘브레인리’는 숙제를 함께 해결해 주는 서비스로, 과목에 대해 질문을 남기면 답변을 받을 수 있고, 각 분야의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을 수도 있죠. 이 밖에도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과 수업 내용을 공유하거나 토론 학습을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Q. VR과 AR은 에듀테크에서 어떠한 장점이 있을까요?
VR과 AR은 비대면 교육에서 학습 동기와 몰입 효과를 높입니다. 가상 경험으로 습득한 것은 각인 효과가 높아 학습한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효과도 있지요. VR 교육 기관인 ‘이온 리얼리티(Eon Reality)’의 조사에 의하면 VR 기술은 학습 몰입감을 100%, 성취도를 30% 이상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VR과 AR 기술이 교육에서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확장성에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 현장이나 우주 공간 등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경험을 가상 체험할 수 있고, 재난 대응 훈련같이 위험한 상황을 현실감 있게 습득할 수도 있지요. 이처럼 에듀테크는 맞춤형 학습, 함께하는 학습, 몰입형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효과적인 교육 도구로, 지금의 교육과 학습 수준을 발전시키는 보완재가 될 수 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일자리는 기계로 대체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산업 구조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인류는 새로운 일을 창출해 가며 새로운 역량을 키워 나갔다. 현재의 핵심 산업인 지식정보산업 또한 인공지능이 대체해 가는 상황에서 우리는 앞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할까? 인공지능 로봇과 함께 살아가기 시작한 지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경쟁력을 키울 때다.
Q. 미래의 인재가 꼭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일까요?
인공지능은 주어진 문제를 학습하고 학습한 지식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날 수 있지만, 학습되지 않은 새로운 상황을 판단하고 추론하는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새로운 변수에 대응하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죠.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할 수 없는 사람만의 역량은 4C와 감성 능력을 꼽을 수 있어요. 4C 는 창의력(Creativity), 협업(Collaboration), 종합적·비판적 사고력(Critical Thinking),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의미합니다.
21세기에는 빈곤층, 중산층, 상류층 그리고 그 위에 창조층이라는 새로운 계층이 떠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올 정도로 창의력을 미래의 중요한 능력으로 꼽고 있어요. 예술가, 발명가, 스토리텔러 등 남과 다른 생각과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힘이 큰 경쟁력이 되는 거죠.
Q. 4C와 감성 능력은 어떻게 길러야 할까요?
창의력을 키우는 데는 어떤 것에든 호기심을 갖고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해 보는 연습이 필요해요. 또 다양한 지식을 접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힘이 종합적 사고력인데, 인문학, 예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고루 접하고, 이 지식을 하나로 연결해 새로운 것을 도출해 내는 생각의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은 소통을 통해 공감하고 숨겨진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능력으로, 디지털 정보의 홍수 속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중요한 역량으로 강조되고 있죠. 협업 역시 시너지 효과를 창출 할 수 있는 힘이고요. 슬픔, 기쁨, 사랑 등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은 기술 중심 사회에서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Q.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려면 이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당연하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는 새로운 시대에는 로봇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필요해 집니다. 인공지능, 즉 컴퓨터와 대화할 수 있는 언어가 ‘코딩’입니다. 코딩 교육이 중요하지만, 모두가 프로그래머 수준으로 깊이 있게 다룰 필요는 없고, 코딩과 프로그램의 원리를 이해하는 정도는 알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코딩 외에도 디지털 사회에 필요한 역량이 STEM입니다. STEM은 과학(Science), 기술 (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수학(Mathematics)을 의미하는데, 수학과 과학 이론을 쌓고, 기술과 공학을 실생활에 활용하는 거예요. 이 훈련은 수학, 과학, 기술, 공학을 통합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프로젝트 학습이 필요합니다. 가령, 드론의 기술을 접하고 이에 적용되는 컴퓨터 공학 요소는 무엇인지 등 관련 학문을 탐구하는 거지요. 이것이 학문적 이론과 기술을 현실에 적용해 보는 융합 교육입니다. 이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도구와 콘텐츠를 이해하고, 양질의 정보를 판단해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인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를 갖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디지털 교육 시대로 접어들면서 교사의 역할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학생을 학습시키고 이해시키는 것을 에듀테크로 충분히 할 수 있다면, 이제 교사는 가르치는 것을 넘어 학습 활동을 통합적으로 관리 하는 매니저로서의 역할을 해야 할 때다.
Q. 에듀테크가 더 본격화되면 교사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도 있을까요?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만,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말합니다. 가르치고 암기시키는 교육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지만, 창의적인 인재, 종합적 사고력을 갖춘 인재를 길러 내는 교육에는 교사가 꼭 필요합니다. 개개인의 학습 목표를 설정해 주고 학습 관리와 코칭을 통해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이 더 중요해지니까요. 디지털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언제 어디서든 디지털로 연결될 수 있는 사회에서는 가르치는 교사보다 학습 커뮤니티 매니저가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것은 교사가 모든 콘텐츠를 직접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큐레이팅해 학습자에게 최고의 교육을 제공하고, 학습자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연결해 주는 것입니다.
Q. 에듀테크로 이뤄질 수 없는 교육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인간만이 가르쳐 줄 수 있는 영역인 ‘감성’과 ‘인성’입니다. 이는 배운다고 발달하는 영역이 아니라 끊임없는 상호 작용을 통해 깨닫고 실천해야 길러지는 것이죠. 디지털의 발달은 사람들 사이의 연결을 확대하고는 있으나 깊이 있는 감정적 교감을 나눌 기회는 줄어들고 있어요. 그래서 감성과 인성을 키우는 데는 교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아이들과 대화하고 공감해 주며 친구들과 긍정적인 감성 교류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Q. 디지털을 활용한 학습이 확대될수록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능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이지요. 디지털 도구 활용 역량에 따라 교육의 질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어요. 가령,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강의만 진행하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강의 진행과 더불어 채팅창으로 토론방을 열고 퀴즈 툴로 문제 풀이를 하며 VR 프로그램으로 체험 학습을 하는 등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상호 작용 수업을 할 수도 있지요. 일반적인 화상 강의보다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수업이 학습 효과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교사의 디지털 활용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
그러나 기술적인 부분에 너무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기술보다는 학습자와 학습 목표에 더 집중하는 게 중요해요. 교육이 우선이고 기술은 교육을 지원하는 수단에 불과 합니다. 학습자의 상황, 달성하고자 하는 학습 목표, 교과목 특성에 맞는 기술을 적절히 처방하고 활용하는 게 에듀테크 시대의 교사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고 교육이며, 기술은 이를 받쳐 주는 도구일 뿐이라는 걸 명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