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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 talk]

글로벌 에듀ㅣ북유럽의 교육은 왜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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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보다는 정신을 우선시하는 북유럽 사회를 경험하면서 노르웨이의 교육 환경이 남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현장에서 만난 노르웨이 친구들은 관대함과 위트 있는 대화로 주위를 행복하게 했다. 그들의 여유롭고 일관성 있는 태도는 어떤 배경에서 비롯되었는지 궁금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민주적인 사고방식, 친근한 사회를 이루며 사는 배경에는 분명 다른 교육 환경이 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글 안애경(아트 디렉터, <북유럽 학교 노르웨이>, <북유럽 학교 핀란드> 저자)



자연의 이치는 몸으로 배워야 한다
거친 야생의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북유럽 사람들은 다음 세대에게 천연의 야생을 고스란히 남겨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음 세대 역시 천연의 자연을 몸으로 경험하고 실천하면서 스스로 삶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생각이다. 자연 생태계는 이론으로만 교육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능력은 어릴 때부터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터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가르침 대로 거친 자연을 마주하며 험한 자연환경에 적응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사회에 적응하도록 교육한다. 노르웨이 사람들 역시 자연이란 인간이 감히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존재이기 때문에 직접 몸으로 배워야 한다고 가르친다. 자연은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원칙과 무한한 힘을 깨닫고 경험하며 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자연의 가르침을 경험하며 성장한 어른들은 다음 세대에게도 그 전통과 정신을 이어 간다.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와 경이로움을 어릴 때부터 직접 경험하며 배워야 한다는 생각은 북유럽 사람들의 공통적인 가르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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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스스로 실천하는 자유와 평등에서 온다
핀란드에서는 아주 다양한 연령층을 만나고, 다양한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그들이 왜 핀란드에서 행복한 생활을 이어 가는지 알 수 있었다. 그들의 행복은 스스로 실천하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절제된 생활 그 자체에서 나타난다. 행복은 국가에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생활 영역에서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핀란드 사람들은 행복할 권리를 요구하기보다 행복한 권리가 어떤 사회를 이루는지 삶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행복한 생활에서 자란 아이들이 무엇을 위해 소리 낼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배운다. 가정과 사회생활 속 배움은 학교에서 배운 질서와 융합된다. 각자 다른 소리로 정치, 경제, 사회를 이야기하는 사람 앞에서도 결국 무엇이 진정 다수의 인간을 위한 일인지 스스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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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행복한 생활 공간이다
북유럽 교육은 공통적으로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고등 교육의 기회를 보장하는 공교육이다. 학교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모두가 평등한 학교 생활을 통해 행복한 사람이 되는 일이다. 통합 교육과 같은 교육 시스템을 통해 학생들은 학교에서 일찍 사회를 경험한다. 학교는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가정의 연장선에서 차별 없는 사회를 경험하는 곳이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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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학교는 사회를 연습하는 행복한 생활 공간이다. 아이들이 느끼는 행복한 공간에 대한 교육 철학을 바탕으로 학교 디자인은 출발한다. 노르웨이와 핀란드를 오가며 취재했던 교육 담당자의 공통된 답은 학교는 행복한 곳이어야 하며 어떤 제한을 두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생각하는 학교는 집처럼 따뜻하고 편한 곳이다. 친구들과 만나 즐거운 사회를 경험하는 곳이다. 
학교 공간은 집안 형편이 어떤지 따질 필요 없이 모든 아이들이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학교는 최고 수준의 시설과 가구들이 놓인 공공장소이며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해야 한다. 공공기관에 속하는 학교는 최고의 품질과 시설을 갖춘 곳이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곳이다.

학교는 사회를 연습하는 공간이다
북유럽 학교 교육에는 사회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학생들이 사회와 직접 소통하면서 스스로 배우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학교는 지식을 전하는 곳이 아니라 사회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인간관계, 정치, 경제, 문화를 이해하는 곳으로 사회 진출을 위해 풍부한 경험을 쌓는 곳이다. 학교는 친구들과 함께 사회 문제를 바라보며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열린 공론장이다. 학생들은 일찌감치 사회 참여를 통해 경험하며 각각의 개별성이 얼마나 소중한지 배운다. 그 경험의 바탕에 존재하는 가장 큰 배움의 가치는 스스로 알아 가는 안전한 사회에 대한 뿌리 깊은 신뢰감이다. 결국 학교는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배우는 곳이며, 아이들은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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