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처지에서 보면 불안의 강도가 더 높은 것은 교사보다 아이일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거칠게 반응하거나, 무대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전학을 와 담임 선생님과 갈등을 일으킬 이유는 확률적으로 없습니다. 교사는 아이가 리셋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하고 지켜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즉 아이의 편이되,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섣부른 예측보다 아이를 만나 대하면서 생기는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잘못된다고 해서 담임 교사의 잘못은 아니란 것을 꼭 알려드립니다.
차승민(경남 밀주초 교사)
15년 차인 저 역시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전히 새 학기를 기다리는 2월은 긴장과 걱정의 연속인 것 같아요. 심지어 학교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담임 교사로 내정되어 있다는 말을 들으셨으니, 얼마나 걱정과 고민이 많으실지 공감이 됩니다.
저는 관련된 책이나 주변의 좋은 선배 교사께 구한 조언을 바탕으로 준비된 첫 만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교 폭력으로 문제를 일으켜 전학까지 오게 된 아이는 아마도 선생님보다 훨씬 더 많이 긴장하고 있을 것입니다. 편견을 갖고 자신을 바라볼 학생과 교사에게 언제든지 공격성을 내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기록이나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차분한 말과 몸짓으로 아이의 긴장을 풀어 주는 첫 만남을 갖는다면 아이는 긴장과 공격성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학생으로 인해 1년 동안의 학급 운영이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학교 폭력 사안이 발생하면 선생님이 많이 힘들어하고 상처 받는 경우도 많이 봐 왔거든요. 하지만 걱정만 하는 것보다 선생님께서 이를 위해 무언가 대비를 하시려는 점이 정말 멋지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는 선생님께 ‘회복적 생활 교육’을 통한 학급 운영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관계성 강화를 통해 평화로운 공동체를 세우며 갈등을 해결하고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힘을 기를 수 있거든요. 연수를 듣거나 책을 찾아보는 등 선생님께 맞는 방법으로 준비를 한다면 고민하시는 만큼 학급을 충분히 잘 꾸릴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을 응원합니다.
먼저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의 선생님에 대한 신뢰가 매우 높으신 것 같습니다. 그만큼 선생님이 그동안 학급경영과 학교에서의 신뢰가 빛난다는 뜻이겠지요. 저도 비슷한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다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의 담임이 부담스러워 관리자 분들과 상담을 하거나 동료 교사들과 서로 어색해지는 상황이 발생했지요.
‘궁하면 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진정 어린 관심으로 아이를 살피다 보면 마른 땅에 한 송이 꽃이 피듯 아이의 학교생활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요? 혹시라도 그래도 부담스럽다면 동료 교사, 관리자 분들께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의논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