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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놀이수업에 숨은 원칙 찾기




교사는 심판이 아니라 인성 교육자입니다

놀이와 놀이수업의 가장 큰 차이는 ‘규칙’과 교사의 개입이다. 특별한 의도나 명확한 규칙 없이 아이들끼리 노는 것이 ‘놀이?’라면, 교사의 진행 아래 학습의 목적이 분명한 놀이를 규칙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수업’이다. 즉, 수업에 놀이를 적용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놀이의 목적이 ‘재미’라면, 놀이수업의 목적은 ‘교육’이다. 따라서 교사는 놀이수업을 하기 전, 이 점을 명확히 구분해 줘야 한다. 규칙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교사가 단순히 반칙만을 지적한다면, 그것은 놀이 활동을 관리하는 심판에 지나지 않는다. 교사는 교육자로서 놀이의 분위기와 문화를 조성하며 수업을 진행해야 한다. 놀이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수업 의도를 반복해 설명하고, 아이들이 규칙을 어길 때마다 수업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준다.



Q. 선생님께서는 놀이수업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현장에서도 매우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데요. 놀이수업은 어떻게 시작했으며, 놀이수업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요즘 아이들은 방과 후에도 학원을 다니니 과거에 비해 노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죠. 학교에서도, 학교 밖에서도 놀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친구들이 모인 교실에서만큼은 재미있게 놀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머리가 아닌 몸으로 자연스럽게 체득하기에는 놀이수업만한 것이 없어요. 아이들이 짧은 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하고요. 또 경쟁을 통해 이기려고 하는 놀이가 아니어서 서로 어우러지는 법, 즉 사회성과 배려, 인내를 배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게 놀이수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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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놀이수업을 진행할 때 교사는 인성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놀이를 하면 승부욕이 폭발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기고 싶은 마음에 양심을 속이고 반칙을 하거나 남을 비난하기도 하죠. 그럴 때 교사는 엄중하게 경고해야 해요. 불성실하게 참여하거나 재미없다고 말하는 아이에게도 경고하면서 지금은 수업 시간이라는 것을 강조해야 하고요. 경고를 3번 받으면 놀이에서 제외시키고,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는 시간을 주기도 합니다. 단순히 규칙만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그 규칙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해야 해요. 그럼 아이들은 주어진 상황 속에서 사회 질서를 배웁니다.



통제할 수 없다는 부담감부터 버리세요

놀이수업을 처음 진행할 때는 언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함이 앞서는 교사가 많다. 큰 용기를 내어 시작했지만, 미리 공지된 활동 소요 시간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거나 아이들의 반응이 시큰둥해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없는 법.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놀이수업을 진행하면 된다. 학기가 지날수록 아이들과의 관계가 가까워지면 놀이수업도 좀 더 수월해지니 쉽게 포기하지 말자. 수업 시간마다 놀이수업을 해야 한다는 부담은 버리고, 일주일에 한 번 정도로 시작해도 좋다. 과목에 따라 놀이 방식을 매번 다르게 할 필요도 없다. 규칙은 똑같이 적용하되, 과목과 단원에 따라 내용만 다르게 구성하면 된다. 이는 학년별에 따른 놀이수업 구성도 마찬가지다.



Q. 놀이수업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아이들에게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 무엇을 배우는 과정인지 정확히 전달하려면 교사가 미리 놀이 주제와 진행 방식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앞서 말했듯이 놀이의 규칙을 정확하게 인지해야 하죠. 시범 팀을 꾸려 직접 예시를 보여 주는 것이 효과적이죠.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의 마음가짐인 것 같아요. 처음하는 놀이라면,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그려 보거나 동료 교사들끼리 모여 직접 해 보는 것도 추천해요.


Q. 놀이수업은 언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적당한 때라는 것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다만, 미리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뒤 놀이수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좋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면 분명히 숨은 시간이 나오기 마련이에요. 이를 십분 활용해 단 10분이라도 놀이수업을 진행하면 돼요. 여유 있는 차시에 놀이수업을 미리 계획하면 좀 더 편하게 진행할 수 있겠죠. 계절이나 단원별 차시에 따라 하면 좋은 놀이를 찾고, 교과를 융합해 교육할 수 있는 놀이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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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은 놀이로도 충분합니다

놀이수업은 배운 내용을 다시 복기하거나 배워야 할 내용을 선행 학습하는 데 효과적이다. 놀이수업 진행이 익숙해지면, 하루에 한 번 이상 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향상되고 주체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퀴즈처럼 1분 만에 끝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의 발표력을 향상하고 싶거나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를 구성하는 등 반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적절한 놀이 아이디어를 찾아보는 것도 추천한다.


Q. 놀이수업을 진행할 때 선생님만의 특급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저는 놀이수업을 할 때마다 생색을 좀 내는 편이에요.(웃음) 놀이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이들에게 알려 주는 거죠. 선생님이 노력해서 진행하는 특별한 수업이라는 것을 강조해요. 또 퀴즈를 많이 맞혔다거나 특정 놀이에 두각을 보인 학생들에게 사탕을 주는 등의 보상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보상을 주면 아이들이 놀이의 목적을 배움이 아니라 보상에 더 집중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수업 시간에 놀이를 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게는 보상이에요. 수업이 재미있고 즐거우니까요. 그러니 아이들은 다시 놀이를 하고 싶은 마음에 특별히 잔소리하지 않아도 학급 규칙을 잘 지킵니다.


Q. 놀이수업을 시작하는 데 여전히 두려워하는 선생님들을 위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놀이에는 실패란 없어요. 한번 해 보고 아이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며 포기하지 말았으면 해요. 놀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아이들 사이가 서먹해서 그런 경우가 많거든요. 똑같은 놀이를 반복해서 하는 것도 추천할게요. 선생님도, 아이들도 그 놀이에 익숙해지면 이전보다 훨씬 즐겁게 시간을 보낼 수 있거든요. 이왕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면, 교사도 재밌고 아이들도 즐거운 수업을 진행해 보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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