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아이들을 대할 때 명확한 교육적 기준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학급을 ‘통제’해야 한다는 생각과 ‘친구’처럼 친근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부딪히면 지금처럼 갈등하게 됩니다. 학급 전체 분위기를 선생님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주도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교육적인 것에 입각해 아이들이 학급에서 해야 할 일, 하지 말아야 할 일에 대한 기준을 명확하게 세워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우리 반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해 보세요.그리고 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 반에서 지켜야 할 법’을 만드세요. 설문조사 결과에 ‘선생님에게 예의 없는 친구들이 불편해요’라는 답변을 슬쩍 포함시켜도 좋겠죠? ^^
윤태영(경남 오봉초 교사)
친구처럼 편한 선생님이 되어 주고 싶다는 생각에 마음의 벽을 허물기 위한 방법으로 ‘장난’을 택한 것이 지금의 문제를 야기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친근한 선생님이 되기 위한 다른 방법들을 시도해 보면 어떨까요? 친근하지만 ‘나는 어른이고 너희는 어린이다’라는 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일종의 선을 긋는 것이죠. 다양한 상황 속에서 선생님께서 보여 주시는 그 선의 기준에 학생들이 익숙해지고 그러면서 마음이 더 편한 생활을 할 수도 있고요. 교사 생활을 해 나가면서 저는‘중용’의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쉽게 말하면 줄을 잘 타야한다는 것이죠.
엄격하면서도 친근한 선생님이 그리 쉽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아요. 하지만 교사로서 목표로 삼을 만한, 노력해 볼 만한 일인 것은 분명한 것 같네요.
권위적이면서도 친구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면 권위를 찾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친구가 먼저 되어 버리면 권위를 뒤늦게 찾기가 매우 어려워지거든요. 일단 선생님으로서의 권위를 지킨 뒤 아이들과 서서히 라포를 형성하면서 친구가 되는 것은 전자보다 아주 쉬워져요.
권위라는 표현이 안 좋게 들리시나요? 하지만 교실에서 선생님이 권위를 갖고 있지 않으면 선생님뿐만 아니라 교실 구성원인 학생들, 학부모 모두 힘들어질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권위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는 학기 초 3월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선’, 즉 규칙을 잘 정해 둔 다음 학생들 눈높이에 맞추어 친구가 되는 것이 그 다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선생님께서 작년에 강조했던 ‘원리 원칙’과 ‘친구처럼 편한 선생님’ 사이의 균형은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기에 학생들과의 약속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약속’을 누가 정하는지입니다. 학생들과 함께 학급 규칙을 정해 보세요. 그 규칙 범위 안에서는 친구 같은 선생님이 가능하지만, 이를 벗어난다면 단호한 선생님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가 일방적으로 규칙을 정하면, 학생들은 그것을 왜 지켜야 하는지 모를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교사의 시선이 미치지 못한 경우에는 자기가 편한 방법을 택하려고 하지요. 따라서 학급 규칙을 정할 때 학생들을 참여시키고, 교사는 이 원칙을 지키도록 단호하게 행동하면 됩니다. 다시 말해, 학생들이 정한 규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는 친구 같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