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들의 열정과 신념을 공감하며
도란도란 소통할 수 있는 교육 정보 매거진

[이슈 talk]

특별 기획|2022년 교육 키워드 BEST 10

이미지


코로나19로 교육의 일상이 바뀐 지 2년이 넘었다. 커다란 변화 속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온 우리 교육은 2022년 어떤 흐름으로 나아갈까.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2>의 공저자 김차명 참쌤스쿨 대표가 10가지 대표 키워드를 꼽아 초등교육이 마주한 현실과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해법을 모색하고 미래 교육의 방향을 짚어 보았다.


글 유승혜 사진 오경택 

도움말 김차명(참쌤스쿨 대표, 경기도교육청 미디어 담당 장학사) 

참고 자료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2>(에듀니티)


이미지


김차명 선생님은? 

경기도교육청 미디어 담당 장학사. ‘교사가 최고의 콘텐츠’ 라는 신념으로 이미지와 영상 기반의 디지털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교사 모임 ‘참쌤스쿨’의 대표도 맡고 있다. 국정교과 서 <안전한 생활>을 비롯해 <탐깨비>, <초능력> 등 다양 한 초등 참고서의 삽화 및 원고를 집필했고, <참쌤의 비주 얼씽킹 끝판왕> 외 다양한 단행본을 저술했다. 최근 출간 된 <대한민국 교육 트렌드 2022>, <코로나19, 한국 교육의 잠을 깨우다>의 공동 집필자로 참여했다.


이미지
이미지

‘나다움’을 바라는 MZ교사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태어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자유로운 사고와 재미의 추구, 공정성에 민감, 개인주의 성향 등이 이들의 단골 수식어다. 연령대 분포로 보면 우리나라 10명 중 3명이 MZ세대에 속하며 현장에서 일하는 교원의 절반 가까이가 ‘MZ교사’에 해당한다. 

MZ세대의 특징은 그대로 MZ교사들에게도 적용된다. 이들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학생도 행복하다”는 신념으로 ‘나다움’을 중시하고 자신만의 교육 콘텐츠를 창조하고 공유한다. 코로나19로 활성화된 온라인 수업과 디지털 교육 콘텐츠 활용의 주축은 MZ세대 교사였다.

SNS를 통한 교사 커뮤니티 활동과 소통도 매우 적극적이다. 언뜻 MZ세대의 개인주의 성향을 소통 없는 자기중심적 성향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개인주의란 자신의 색깔은 공고히 하는 한편,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는 활동에 매우 자발적이고 주도적이다. 이들은 다양성을 바탕으로 하는 미래 교육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MZ교사의 일터는 아직 20세기에 머물러 있다 


학교는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다세대 일터로 변화와 협력이 없으면 갈등은 필연적으로 야기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학교는 여전히 수직적인 문화와 고착된 교육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많은 MZ교사들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학년 배정이나 업무 분장에서의 공정함을 강조한다. 예전 기준에 맞춘 규제들 때문에 다양한 교육 활동의 한계를 자주 경험하기도 한다. 여러 가지 미디어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활용한 교육 활동을 시도하지만 겸직 불가, 품위 손상 등의 규제로 좌절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다. 가령 교사가 본인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책을 출간해 발생한 인세는 정당한 소득으로 인정받지만, 같은 콘텐츠를 영상으로 만들어 유튜브에 올렸을 때 발생한 광고 소득은 비난받는 게 현실이다. 교육계에선 다양성을 강조하지만 막상 현장에선 그 변화의 움직임이 더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미지
이미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생존 교육
10여 년 전만 해도 환경 교육은 대단히 시급한 일이 아니었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문제의 심각성은 지속적으로 언급되었지만 그 심각성을 인류가 체감하진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기후 변화, 미세먼지, 홍수 등 일상생활의 질을 떨어뜨릴 만큼 심각해진 환경 문제는 교육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또 배우는 입장에서도 환경 교육은 더 이상 원론적인 교육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필수 교육이다. 이제까지 범교과로 다루어졌던 환경 교육은 좀 더 비중이 높아지고 강화될 예정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생태전환교육이 명시되었으며 기후·환경 관련 교육이 전면에 등장했다.


이미지
아이 한 명을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지 30년, 혁신교육지구가 시작된 지 10년이 되었다. 2015년 경기도가 마을교육공동체 관련 조례를 최초로 제정한 후 혁신교육지구는 이제 마을교육공동체로 점차 진화하는 중이다. 지역마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정의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부분 학교와 마을, 지역사회가 연대하고 협력하는 교육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마을에는 특정 분야에서 교사들보다 전문성을 가진 주민들이 있고 기관들도 특수 영역에서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가진다. 따라서 이들과 학교 간의 협업은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교육 플랫폼이 다양해진 오늘날, 교사 혼자만의 힘으로 한 학급을 이끌어 가기는 불가능하다. 교사의 부담을 줄이는 한편, 질적·양적으로 풍요로운 교육을 위해서 마을교육공동체의 활성화는 필수적인 흐름이다.

이미지
이미지
멈춤이 아니라 나아감이다 
2020년 3월 전국 모든 학교가 개학을 연기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고 오히려 변이를 거듭하며 과거 일상으로의 복귀는 불투명해졌다. 쌍방향수업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수업이 보편화되고 그에 따른 학습 지체, 학력 격차, 인터넷 과의존 등의 문제들이 속속 대두되었다. 
갑작스런 팬데믹이 빚은 정책과 시스템의 변화는 혼란을 동반했지만 코로나19 발생 3년 차에 접어든 현재, 학교 교육은 조심스레 ‘미래 교육 혁신의 기회’를 점치고 있다. 팬데믹이 아니었다면 시도해 보지 못했을 전국 학교의 온라인 원격 수업은 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교실 안에서만 이뤄지던 수업은 매일이 ‘공개 수업’이 되어 전보다 투명해졌고 교사와 학생은 반강제로 스마트해졌다. 배움의 공간은 학교를 벗어나 마을, 지구촌으로 뻗어 나갔다. 온라인이라 축소된 것이 아니라 온라인이어서 확장되는 측면이 분명하게 있었다. 보안 때문에 와이파이 설치조차 되지 않았던 학교들이 ‘네트워킹’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온라인 활동에 익숙한 MZ세대 교사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아이들은 이러한 흐름을 불편해하지 않는다. 분명 비대면 수업의 단점은 존재하지만 ‘코로나 때문에’가 아닌 ‘코로나 덕분에’ 패러다임은 전환되었고 에듀테크 분야는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학교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할까? 
코로나19로 학교에 생긴 공백은 단순히 배움의 중단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접촉의 단절로 학생들의 정서적 문제가 늘고 급식 중단으로 끼니 걱정을 하는 아이들이 생겼다. 학교가 단순히 교육의 공간을 넘어 돌봄 기능을 갖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학교가 맡을 수 없기에 이는 학교와 마을이 함께할 방안을 찾는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마다 마을교육공동체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지
이미지
사유와 성찰이 동반되는 디지털 소양 교육 
리터러시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은 리터러시의 개념을 확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되어 왔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AI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다. OTT(Over The Top), 즉 넷플릭스, 유튜브, 티빙, 왓챠 등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는 오늘날 영상 콘텐츠 시장의 주축이 되었다.
OTT는 오늘날의 미디어가 소유가 아닌 접속이며, 제한적인 미디어 선택지에서 무궁무진한 선택지로 확장되었음을 보여 준다. 여기에 현실과 비현실이 공존하는 디지털 공간을 가리키는 메타버스까지 떠오르면서 온라인 세상은 더 이상 현실과 다른 층위의 세계가 아닌 현실 그 자체가 되었다.
아직 미디어의 생산보다 소비가 익숙한 학생들에게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필수적이다. 왜곡 뉴스, 혐오 콘텐츠, 잘못된 정보 등을 담은 미디어의 무비판적 수용을 지양하고 사유와 성찰로 이어질 수 있는 디지털 소양을 기르며, 나아가 미디어 생산자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지
이미지
디지털 도구를 통한 학생 주도 수업
코로나19가 가속화시킨 에듀테크는 이제 교육의 시공간적 한계를 무너뜨리며 교육의 수단이자 그 자체로 자리 잡고 있다. 현실과 가상공간이 결합된 메타버스 기반 교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대부분 과목에 VR이 이용되며 인공지능 기술이 학생의 학습 과정을 추적하고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할 것이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 에듀테크를 바탕으로 학생이 소속 학교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플랫폼의 수업을 선택해 듣고 평가받는 일이 가능해진다. 에듀테크로 인해 교사 중심의 수업 방식에서 학생이 주도권을 갖는 수업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다만 인간만의 영역인 감성과 인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의 끊임없는 상호 작용이 필요하기에 기존의 오프라인 수업 형태도 지속될 것이다. 에듀테크의 발달을 교육 플랫폼이 다양해지고 확장되는 개념으로 봐야 한다.


이미지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운다 
교육부가 2021년 11월 발표한 개정 교육과정으로 미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역량 및 기초 소양 강화를 골자로 한다. 주요 개정 내용을 살펴보면
1. 생태전환교육 및 민주시민교육을 전 교과에 반영하고 디지털 기초 소양 강화 및 정보교육을 확대한다. 
2. 2025년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등 학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며 교과 재구조화 및 과목 선택권을 확대한다. 
3. 진로 연계 및 학교 생활 적응을 위한 진로 연계 학기를 도입한다. 
4. 지역 연계 교육과정 및 학교·교사 교육과정 자율권을 강화하며 
5. 초등학교 놀이 및 신체 활동 강화, 중학교 자유학기 운영 방안을 개선한다.
이와 같은 방향과 내용은 대국민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 국민과 현장 교원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되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비공식적으로는 대한민국의 11번째 교육과정이자 7차 교육과정 이래 4번째 수시 개정 교육과정으로 국가교육위원회 출범과 고교학점제 도입이라는 커다란 변화와 맞물려 있다.


이미지
대한민국 교육 판도가 바뀌는 새로운 제도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곧 고교학점제를 위한 내용이라고 할 정도로 고교학점제는 대한민국 교육의 혁명이라 볼 수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주도적으로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된 학점이 기준에 도달하면 졸업이 가능해지는 제도’로 정의할 수 있다. 1학년까지는 주로 공통과목을 수강하고 2학년부터는 학교에서 개설한 과목 중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과목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새로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우려도 높다. 예상 이슈로 전문 교사 부족, 진로 탐색에 대한 부담, 대학 입시에 초점을 맞춘 선택 과목 쏠림 문제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고교학점제는 사회·정치적 변화에 맞물린 학령 인구의 감소와 사회 다원화 현상에 대한 요구에 맞춰 필연적으로 등장한 정책이다. 결국 거쳐야 할 과정이지만 이전에 없던 제도의 도입이기에 보완하고 대비해야 할 점이 많다. 시점에서 초등학생 전 학년이 고교학점제 대상자가 된다. 고등학교 과정이지만 초등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도 이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미지
과열 경쟁과 기회 격차가 불러오는 고질적 문제 
교육 불평등은 사실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교육 격차가 커졌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면서 ‘교육 양극화’, ‘교육 손실’, ‘교육 공백’ 등 용어를 달리한 교육 불평등 문제가 새삼 다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6월 발표된 학업성취도 평가시험 결과를 보면 실제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전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교육 불평등 문제는 서열 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쉽게 해소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본질적으로는 개인의 다양성과 잠재력을 끌어올린다는 인식이 확산되어야 하고 기초학력만큼은 국가가 보장할 수 있도록 학습 지원 체계 구축과 교육 소외 계층 지원은 계속 논의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이미지
4차산업혁명에 맞춘 양질의 교사,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향후 학령 인구가 급감하고 통폐합과 폐교가 진행되면 지역 간 교원 수급 불균형 문제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초등교사 양성기관인 교육대학의 교육과정 다양성 부족은 양질의 교원 양성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로 오랜 기간 지적되어 왔다. 
공정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오늘날, 다양성을 고려한 선발 방식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교육대학의 과정 또한 4차산업혁명에 맞춰 학교 현장에서 요구되는 역량을 기르도록 하려면 대대적인 재편이 필요하다. 주요 논점을 살펴보면 교과 간 융복합 교육과정의 마련, 원격 교육 및 인공지능 교육 등 미래 과정의 강화, 현장 교사의 협력 연구 활성화 및 교육실습 기간 연장 등으로 추려진다.



2022년, 초등 교사는 어떤 한 해를 보내야 할까?
넓게 보면 교육·환경·문화·경제·사회·정치 전반에서 국제 사회와 지역 사회 흐름을 먼저 읽고 좇아야 하며, 이를 교직 생활과 개인 생활에 균형 있게 적용시켜야 한다. 또한 2025년 예고된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생 주도성이 중요해진 시점인 만큼 교사는 학생이 학습을 할 때 지적 탐구 
수준을 넘어서 자신의 삶과 관계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즉 ‘삶의 일부로서의 학습’이 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
상단으로